EQT, 교보생명 인수금융 만기 연장 가닥…대주단은 ICC 후속 중재 '주시'
입력 2026.06.24 11:37

2630억원 인수금융 이달 말 만기…대주단, 연장 쪽으로 무게
EQT 차입 규모 원금 수준 육박…금리 인상 등 조건 재조정 전망
서울고법 판단 후 FI 우위 평가…8월 ICC 판정이 엑시트 분수령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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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EQT파트너스의 교보생명 투자 관련 인수금융이 이달 말 만기를 앞둔 가운데, 대주단이 만기 연장에 무게를 두고 구체적인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8월로 예상된 국제상업회의소(ICC) 후속 중재 판정이 투자금 회수의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주단 역시 시간을 두고 법적 공방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QT파트너스가 보유한 약 2630억원 규모 인수금융의 만기가 오는 30일 도래한다. 해당 대출은 교보생명 지분을 담보로 한국투자증권과 우리은행이 공동 주선한 거래다. 직전 만기였던 지난 2024년 11월 리파이낸싱을 거쳐 한 차례 기한이 연장된 바 있다.

    현재 대주단은 만기 연장을 전제로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금융 조건 논의와 함께 각 금융기관별 내부 승인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대주단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최종 승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선 만기연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금 회수에 마땅한 방안이 있지도 않는 상황"이라며 "대주단 입장에서도 향후 중재 판정 결과를 확인한 뒤 상환을 받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연장 조건 중 금리 인상 등 일부 대출 조건의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인수금융 시장 전반의 조달 금리가 상승한 데다, EQT파트너스가 투자 이후 지속적으로 차입을 확대해 온 탓에 담보가치 대비 차입 규모(LTV)에 대한 대주단의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EQT파트너스는 2012년 교보생명 투자 이후 공격적 차입 전략을 활용했다. 2013년 약 1630억원 규모의 초기 차입금을 조달한 데 이어 2015년 자본재조정(리캡)을 통해 300억원 이상을 회수했다. 

    이후 2018년에는 7%대 금리의 중순위 자금까지 활용해 추가 차입에 나섰고, 지난해 11월에는 263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을 단행했다. 현재 차입 규모는 사실상 초기 투자 원금(26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주단이 만기 연장에 뜻을 모으는 배경에는 최근 법원 판단으로 FI 측의 협상력이 강화됐다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EQT파트너스는 지난 2012년 9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보생명 지분 24%를 약 1조 2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투자 계약에는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할 경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후 투자자들이 2018년 주당 41만원 수준으로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장기간 국제 중재와 법적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오는 8월로 예상되는 ICC 3차 후속 중재 판정에 쏠린다. 앞서 지난 2차 ICC 중재에서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에게 공정시장가치(FMV) 산정을 위한 평가기관 선임 및 보고서 제출 의무를 부과했다. 아울러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 20만 달러(약 3억원) 규모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국내 법원과의 법리 다툼 과정에서 올해 2월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단을 뒤집고 “ICC의 간접강제금 부과 권한 자체는 유효하다”고 판결하며 FI 측의 손을 들어줬다. 비록 항소심 재판부가 신 회장이 일정 수준의 이행 노력을 기울인 점을 고려해 즉각적인 강제집행까지는 인정하지 않았으나, 간접강제의 명분과 권한을 세워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후속 중재 단계에서는 평가기관 선임 및 보고서 제출 최종 기한, 그리고 무력화되었던 간접강제의 구체적인 집행 방식 등이 보다 명확하게 명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중재까지 나오면 일단 본안 소송은 올해 하반기로 마무리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종결되서 투자금 회수가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후속 중재 판정이 나오면 본안 분쟁은 올해 하반기 중 상당 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투자금 회수 절차 역시 속도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신 회장 측이 국제중재(ICC) 판결의 국내 집행 승인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통상 중재 친화적 기조를 유지해온 만큼 항소심의 '중재 유효' 판단이 전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신 회장 측이 추가적인 가처분이나 소송 등 방어 전략을 고수할 경우, 최종 투자금 회수 시점은 예상보다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