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신흥국' 잔류...내달 '무중단 원화 거래' 시험대
입력 2026.06.25 07:00

올해도 외환시장 접근성 '발목'...관찰대상국 진입 불발
내달 원화 24시간 거래 시작...야간 유동성 확보는 '숙제'
역외 결제까지 가야 MSCI 눈높이...수년간 과도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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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 증시가 올해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외환시장 접근성 등이 발목을 잡으며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에도 오르지 못했다. 내달부터 원화의 24시간 거래가 시작되는 가운데 이번 결과가 외환시장 개방 속도를 높이는 압박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MSCI는 24일 새벽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을 기존과 같이 신흥국 지수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첫 관문인 '관찰대상국'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부는 올해 편입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었다.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 공매도 재개, 투자자 등록 제도 간소화 등 굵직한 제도 개선을 잇달아 단행하며 MSCI가 지적해 온 항목들을 하나씩 이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MSCI의 판단 기준은 제도 도입 여부가 아니라 투자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접근성이었다.

    MSCI는 "한국의 시장당국이 발표한 조치들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화는 여전히 역외에서 실물 인도가 불가능하고, 외환 거래 시간을 연장했음에도 유동성이 크게 부족해 지수 추종 운용사 등의 유연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한국의 야간 외환거래가 타 선진국 통화의 주간 거래에 준하는 유동성을 보이고 촘촘한 매수·매도 스프레드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외환시장 개방성이 재차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정부의 로드맵에 따라 내달 중 달러-원 24시간 거래가 시작되고, 내년부터는 역외 원화 결제가 시작될 예정이다. 다만 MSCI는 제도 신설과 별개로 그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는지를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선 남은 과제를 최대한 앞당겨 이행하면서도 시장 안착까지 기다려야 하는 이중의 압박을 안게 된 셈이다.

    MSCI는 이번 발표에서 "잠재적 재분류 협의가 개시되려면 모든 문제가 해소되고 개혁이 완전히 이행됐으며, 시장 참여자들이 그 효과를 충분히 평가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 과제의 경우 제도 개선이 아직 진행 중이고, 완료 과제의 경우에도 그 효과를 시장에서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관찰대상국에 편입되지 않은 것"이라며 "해외 주요 투자자와의 정례 소통채널을 신속히 가동해 개선 과제의 실제 활용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24시간 거래 체제로의 전환조차 당장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새벽 시간대에는 거래 참여자가 줄어 소규모 거래에도 환율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서다.

    지난 2024년 거래 시간을 오후 3시30분에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연장했을 때는 변동성이 유의미하게 확대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24시간 전환은 유동성이 가장 적은 뉴욕시장 마감 후 이른 새벽 구간이 정규장 안에 들어오게 된다. 과거 거래시간 연장 때보다 영향력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이유다.

    야간 유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결국 해외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서울 야간 외환시장에 참여해야 한다. 24시간 개장을 시작으로 실제 플레이어를 확보할 때까지 수년간의 과도기를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시장을 24시간 열어둔다고 해서 수요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야간 유동성을 확보하려면 역외 결제 허용을 시작으로 원화 표시 채권 발행, 원화 기반 금융 상품 다양화 등 쓰임새를 넓혀가는 긴 여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SCI는 이밖에 옴니버스 계좌 및 공매도 제도에 대해서도 평가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옴니버스 계좌의 경우 실질 활용도가 제한적이고, 공매도는 시장 참여자들의 운영 부담이 상당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