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만 사면 되는데?"…투자자 설득 못하니 손 놓는 코스닥 IR
입력 2026.06.25 07:00

취재노트
삼성전자 180%·하이닉스 320% 폭등
"밸류도 성장성도 내세울 게 없다"
NDR 해도 기관투자자 반응 미지근
"AI·반도체 아니면 의미 없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코스닥 상장사 IR 담당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밸류에이션과 성장성 모두 대장주 대비 내세울 것이 없다는 무력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연초 대비 180%, SK하이닉스는 319.97% 주가가 올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영업이익이 올해 역대급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코스닥 상장사 입장에서는 밸류나 성장성을 내세우기 어렵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닥 보다는 안전한 우량주 투자를 선호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지수 측면에서 양 시장간 괴리는 더 선명하다. 코스피가 연초 대비 116%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4.6% 상승에 그쳤다. 한 코스닥 상장사 IR 담당자는 "주가를 매일 모니터링하는데 메모리 반도체 관련 주식만 주가가 오른다"며 "코스닥 기업들이 기업설명회(NDR)를 하더라도 실적이나 새로운 거래처같은 확실한 모멘텀이 있어야 투자자들이 설명을 들어준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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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반도체 쏠림 현상이 커지면서 NDR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IR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이 아닌 이상 NDR을 해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며 "지난해만 하더라도 NDR을 많이 했지만 올해는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반도체가 아니고서는 NDR을 해도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IR보다는 기업 실적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 크다"고 덧붙였다.

    투자업계에서도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벤처캐피탈(VC) 임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자금이 다 쏠리다 보니 코스닥도 반도체 관련 기업이 아니면 주가가 잘 오르지 않는다"며 "투자자를 유치할 때도 AI·반도체가 아니면 반응이 시큰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성장펀드와 코스닥 리그제로 코스닥을 부흥시킨다고 하지만 레버리지 ETF까지 나오면서 수급이 다 반도체 쪽으로 쏠리고 있다"며 "리그제도 프리미엄 리그 말고는 영향이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승강제 설계 과정에서 최상위 그룹을 '프리미엄', 일반 그룹을 '스탠다드'로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그먼트 도입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시장 참여를 독려한다는 목적이다. 기존 코스닥이 코스피와 달리 편입과 편출이 잦아 장기 자금 유입이 어려운 구조를 개선하고 우량 혁신기업에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반도체 초과세수로 국가전략펀드를 조성해 코스닥에 투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코스닥 승강제로 1~3군을 걸러내도 진짜 성장이 나오는 섹터가 얼마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 2차전지 소재, 로보틱스 등 진짜 알짜 기업들이 없다"며 "라이선스 인아웃이 가능한 일부 바이오나 반도체 낙수효과를 받아내는 기업을 제외하면 코스닥 지수를 올리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