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그간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를 활용해 국내 반도체주 투자 여력을 확대해왔다는 설명이 나온다. 보유 주식을 국내 증권사에 넘겨 투자 한도를 확보한 뒤 추가 투자에 나서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대형 금융사를 겨냥한 교육세 증세 이슈가 맞물리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의 핵심 징검다리 역할을 해온 TRS 비즈니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외국계 증권사들의 TRS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한도에 근접한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증권사와의 TRS 거래를 통해 추가 투자 여력을 확보해왔다는 설명이다.
외국계 증권사가 자체 한도를 쓰는 대신 국내 증권사로 하여금 주식을 대행 매수하게 하면, 외국계 증권사 명의의 장부에는 주식이 잡히지 않아 부담을 덜어내는 '북 오프(Book-off)' 효과가 발생한다. 이처럼 한도에 여유가 생기니 외국계 증권사는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종목에 대한 추가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대신 계약에 따라 해당 주식에서 발생하는 주가 상승 등의 손익은 외국계 증권사가 그대로 가져간다. 국내 증권사는 주가 변동 위험을 전혀 지지 않은 채 주식을 대신 보유해 주는 대가로 연 4% 안팎의 안정적인 마진(수수료)을 챙긴다. 글로벌 개인·기관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국내외 증권사가 서로 실익을 챙기는 구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으로 외국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 TRS 거래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TRS 구조는 국내 증권사가 외국 투자자 대신 주식을 매수하고, 경제적인 손익은 외국 투자자가 가져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국내 반도체 투톱의 주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2일 37만원까지 치솟았다가 돌연 29만원까지 주저앉았고,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9일 247만원으로 고점을 높인 뒤 불과 열흘 만에 197만 원선으로 밀려났다.
이처럼 단기 고점 부담과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증시의 불확실성이 짙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우회 경로인 TRS 거래 증가 추세를 거론하는 증권가의 목소리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국계 자금의 우회 유입 흐름에 '교육세 과세 방식'이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부터 영업수익(매출)이 1조 원을 초과하는 대형 금융·보험사의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로 2배 인상됐다. 문제는 이 교육세가 영업이익이 아닌 '영업수익' 기준으로 부과된다는 점이다. 현재 과세당국은 국내 증권사가 TRS 거래를 위해 사들인 주식의 평가이익 전체도 증권사의 '영업수익'으로 간주해 세금을 매기고 있다.
증권업계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의 평가이익은 계약에 따라 고스란히 외국계 IB로 이전된다. 증권사의 실제 손익은 연 4%의 수수료 마진뿐인데, 단순히 위험회피를 위해 쥐고 있는 주식의 평가익 전체에 1%의 교육세를 매기면 수수료로 얻는 실질 실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는 헤지 포지션을 위해 주식을 대신 보유할 뿐인데, 해당 평가손익을 증권사 몫으로 보고 과세하는 구조"라며 "향후 비즈니스가 상당 부분 위축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