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선택한 현대차 미래"…전면에 띄우는 박민우 AVP본부장
입력 2026.06.26 07:00

현대차, AVP본부 조직 개편 추진
미래사업 역할 커진 박민우 사장
27~28년 SDV 경쟁력 검증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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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박민우 사장을 미래사업 전면에 배치하는 모습이다. 박 사장은 AVP(첨단차플랫폼) 본부를 이끌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을 담당하는 핵심 책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AVP본부 조직 개편과 글로벌 인재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이 올해 초 AVP본부를 맡은 이후 처음 단행되는 대규모 조직 정비다. SDV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재편으로 풀이된다.

    SDV플랫폼담당과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담당을 신설하며 유지한 부사장과 안형기 부사장이 각각 담당을 맡는다. 유지한 부사장이 기존에 이끌던 자율주행개발센터는 AVP본부 직속 조직으로 유지된다. 

    아울러 테슬라 출신 차량 무선통신 전문가와 엔비디아 출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다. 박 사장 또한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을 거친 인물로 컴퓨터 비전 기반 자율주행 분야 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양산과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경험했다. 테슬라 재직 당시 오토파일럿(Autopilot) 개발 과정에서 테슬라 최초의 '테슬라 비전(Tesla Vision)'을 설계하고 개발을 주도했다.

    박 사장의 대외 활동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일정에 동행한 데 이어 사내 단독 인터뷰도 진행하며 그룹 미래사업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박 사장을 SDV와 인공지능(AI) 전환을 상징하는 인물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말 인사를 통해 장재훈 부회장 산하에 AVP본부와 ICT본부, 연구개발(R&D)본부를 배치하며 미래사업 컨트롤타워 체제를 구축했다. 장 부회장이 그룹 미래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가운데 박 사장은 AVP본부를 이끌며 SDV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맡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로보틱스랩도 기존 R&D본부에서 AVP본부로 이관됐다. 박 사장이 AVP본부장과 더불어 로보틱스랩장을 겸임하고 있다.

    현대차가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조직 재편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가 SDV와 자율주행 분야를 선도하고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기존 완성차 중심 개발 체계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실주행 데이터 확보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아직 현대차는 양산 차량을 데이터 수집 플랫폼으로 활용할 준비를 마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반면 테슬라는 24일 기준 누적 183억1000만km 이상의 실주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데이터 축적 규모가 커질수록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 역시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에도 자율주행 경쟁력 확보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량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컴퓨팅 역량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이 같은 AI 학습 과정의 핵심 장비로 꼽힌다.

    2027~2028년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SDV 경쟁력이 본격적으로 검증되는 시기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SDV 데모카를 공개할 예정이며, 내년 말까지 고속도로 레벨2+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SDV 모델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 역시 같은 시기 SDV 양산과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실패할 경우 차량 판매뿐 아니라 자율주행 구독 서비스 등 반복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어려워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향후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에서 밀려날 경우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미래 사업의 상징성을 가진 인물로 박민우 사장을 세웠다"며 "향후 1~2년은 박 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된 AVP 조직의 성과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