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엔 딜이 말랐다"…공제회들, 해외 사모대출 다시 기웃
입력 2026.06.30 07:00

국내 인수금융·M&A 시장 위축에
공제회들 해외 사모대출 다시 검토
논란 소강 국면이란 판단도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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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보니 공제회들이 다시 해외 크레딧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올해 불거진 해외 사모대출 논란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일각에선 관련 이슈가 어느 정도 잦아들었다고 보고 하반기 집행을 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공제회들은 하반기 투자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여러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공제회 대체투자실은 해외 투자에 다시 관심을 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내 인수금융 시장의 기근이 길어지고 M&A 시장도 위축되면서 공제회들이 검토할 만한 대형 거래가 많지 않은 영향이다.

    해외 사모대출은 여전히 신중하게 보는 자산군으로 꼽힌다. 지난 3월 미국 사모대출 운용사 블루아울이 일부 사모대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다. 투자자들이 원할 때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나자 사모대출 자산의 유동성과 평가 방식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관련 자산에 대한 내부 점검에 나섰다. 이후 사모대출 출자 검토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와 대출 자산의 건전성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주식시장 활황으로 기업투자실 전반의 자금 집행 속도가 예년보다 더뎌졌다"며 "해외 사모대출 쪽은 이슈가 터진 이후 아직까지 검토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기류가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일부 공제회들은 다시 기회를 엿보는 분위기다. 사모대출을 둘러싼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관련 논란이 점차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인수금융 시장에선 거래 기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상반기가 지나도록 분위기가 반전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목표치를 세웠던 일부 증권사들은 연간 목표의 절반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M&A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형 거래가 많지 않은 데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도 여전하다. 공제회 입장에선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딜이 줄어든 셈이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하반기 투자 방향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데, 해외 쪽으로 보려고 한다"며 "금리 수준도 여전히 높고 국내보다 경쟁이 덜한 것으로 여겨져 수익률 측면에선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사모대출만의 장점도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경쟁 강도는 낮다. 국내에서는 은행과 증권사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인수금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반면, 해외에서는 은행권이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영역이 적지 않다.

    앞선 공제회 관계자는 "인수금융은 보통 대상 회사가 아니라 특수목적법인(SPC)이 자금을 빌리는 구조"라며 "SPC가 보유한 대상 회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식인데, 해외에선 이를 지주회사(Holdco)에 대한 대출과 비슷하게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홀드코 대출은 위험값을 가장 높게 보는 영역이라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가져가기 어렵다"며 "그만큼 금리가 높게 형성되고, 이 영역을 사모대출 펀드들이 채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제회 입장에선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국내 인수금융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기대 수익률도 낮지 않다. 비교적 안전한 선순위 대출에 투자하더라도 내부수익률(IRR) 기준 연 7~9%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펀드가 일부 차입을 활용하면 수익률은 10%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북미 사모대출은 수익률이 IRR 기준 9~10% 수준은 나와 과거에도 많이 해왔다"며 "올해는 더 늘려볼 계획이었는데 블루아울 논란 때문에 못 했다. 하반기 상황을 보면서 다시 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순위 대출도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면 IRR 기준 한 자릿수 후반, 레버리지를 쓰면 두 자릿수 수익률도 가능해 계속 눈길이 간다"고 덧붙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딜 기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제회들이 해외 크레딧을 다시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사모대출 논란 이후 경계감이 커진 것은 맞지만, 우량 자산까지 과도하게 할인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부 심사 기준이 높아진 만큼 실제 집행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하반기 시장 분위기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