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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사모펀드를 공모펀드에 재간접으로 담는 상품 구조가 다시 자산운용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의 기본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과 업종별 급등락이 반복되자 지수 추종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진 영향이다.
최근 사모재간접형 공모펀드들이 양호한 성과와 자금 유입을 동시에 기록하면서,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검증된 운용역 확보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타임폴리오 위드타임'의 운용자산(AUM)은 1조원을 넘어섰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40.48%에 달한다. 국내에서 사모투자재간접형 공모펀드가 AUM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모펀드 시장이 ETF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 사모재간접형 공모펀드가 다시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후발 상품들도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AUM 455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헤지펀드 셀렉션'은 연초 이후 15.2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iM에셋자산운용의 'iM에셋 타이거포커스 증권투자신탁 A'도 설정 이후 77.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모투자재간접형 공모펀드는 일반 공모펀드가 사모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구조다. 2017년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도입됐다. 사모펀드 특유의 높은 최소가입금액과 계좌 수 제한을 낮춰 일반 투자자도 헤지펀드형 전략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사모재간접형 공모펀드가 ETF 일변도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대형사에 비해 인프라 여건이 떨어지는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자체 주식 운용 역량을 단기간에 키우기보다 검증된 사모 전략을 공모 구조로 연결하는 방식이 현실적일 수 있기 때뮤이다.
대형 운용사 역시 ETF 시장이 보수 인하와 테마 선점 경쟁으로 흐르면서, 운용역 역량을 전면에 내세운 상품군의 차별화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운용사 간 자연스럽게 운용역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모재간접형 공모펀드의 핵심은 결국 어떤 사모펀드를 편입하고, 어느 시점에 비중을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 편입 대상 펀드의 전략 상관관계와 환매 조건, 시장 국면별 변동성, 운용역 교체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부 운용사들은 사모운용사와의 협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주식 운용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최근 대형 운용사 출신 과장급 운용역을 영입하는 등 운용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흐름을 단순한 개별 상품 흥행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는 지수 레벨만 놓고 보면 강세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종목별 차별화가 극심하다. 반도체 대형주와 일부 정책 수혜주에 수급이 몰리는 동안 상당수 업종은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흐름이 반복됐다.
올해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가 28차례 발동되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26회)를 웃돌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초과수익과 방어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자금이 다시 액티브 전략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사모재간접형 공모펀드가 공모펀드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아직 지배적이다. 성과보수 구조와 환매 주기, 평가 방식, 판매사 설명 의무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상승할 때는 사모 운용역의 알파가 부각되지만, 하락장에서는 편입 펀드별 유동성과 손실 관리 능력이 곧바로 검증대에 오른다. 과거 제도 도입 초기에도 기대가 컸지만 판매 현장의 복잡성과 낮은 확장성 탓에 주류 상품으로 자리 잡지 못한 경험이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는 결국 보수와 규모의 경쟁이지만, 사모재간접형 공모펀드는 운용역의 알파가 수익률을 결정하는 상품"이라며 "운용사의 실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만큼 편입 펀드 선정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춘 하우스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