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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성장의 대부분이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산업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와 방산 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기업은 구조적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제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 이사는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들어 한국 기업들의 전체 이익은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섹터별 양상은 전혀 다르다"며 "성장은 반도체라는 한 축에 집중돼 있고, 그 외 산업은 완만한 흐름을 보이거나 외부 변수에 따른 압박을 여전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S&P는 SK하이닉스, LG전자, 한화토탈에너지스 등의 신용등급 혹은 아웃룩을 상향 조정했으며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을 하향 조정했다.
김 이사는 신용등급 변동 추이에 대해 "부정적 등급 조정이 긍정적 조정보다 여전히 많지만 지난해 긍정적 액션이 극히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부 안정화되는 모습"이라며 "신용등급 아웃룩에서도 스테이블 비중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는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100대 기업의 실적 개선 역시 특정 업종에 편중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1분기 100대 기업 합산 영업이익은 약 140조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도 "성장의 대부분은 테크 섹터가 견인했고 나머지 산업의 개선 폭은 상대적으로 완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강력한 성장이 특정 섹터에 기대고 있으며 나머지 섹터는 업종별 모멘텀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P는 산업을 크게 세 그룹으로 구분해 전망을 제시했다.
먼저 반도체와 방산은 성장세를 주도하는 업종으로 꼽았다. 반도체는 AI 수요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익 증가를 견인하고 있으며 이러한 슈퍼사이클이 적어도 2028년 이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방산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이후 글로벌 국방비 지출이 확대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와 유틸리티는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며 향후 2년간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 업체는 상반기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하반기와 내년 초 실적에 반영되겠지만 최근 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업종은 구조적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과 스프레드 확대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은 양호했지만, 납사 기반 범용 화학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차전지 업종 역시 미국 전기차 판매 둔화와 대규모 증설에 따른 가동률 부담으로 수익성 압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