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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내년에도 직을 이어갈지 SK그룹 안팎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그룹의 사업재조정(리밸런싱)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면서 최 의장의 부임 목적은 일단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최근 SK그룹이 인공지능(AI) 사업을 확장하는 점이 변수다. 그룹의 재무역량과 외부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만큼 최 의장의 관리 능력이 계속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창원 의장은 지난 2023년 12월 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SK그룹은 이후 2년 반 동안 비주력 자산을 정리하고 운영개선(OI) 작업을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으로 SK온 지원 역량을 강화했고, 재무적투자자(FI) 자금은 상환해 시장과의 마찰을 피했다.
SK그룹의 리밸런싱은 마무리 수순이다. 당초 최창원 의장이 2년간 리밸런싱을 이끌 것으로 점쳐졌는데,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올해까지 키를 쥐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부여받은 역할을 마친 만큼 최 의장이 SK디스커버리로 돌아가기에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의 강도 높은 운영개선 작업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반면 최창원 의장이 내년에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방향성과 큰 그림을 제시하고, 최 의장이 실행을 뒷받침하는 투톱 체제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 그룹 경영진이 최 의장과 호흡이 잘 맞는 인물들도 꾸려진 점도 긍정적이다.
SK그룹이 AI 전환(AX)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 호남권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파이낸셜 스토리' 때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정치적·사업적 부담도 크다. 그룹 안팎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최창원 의장의 관리 역량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SK그룹의 AI 전략은 신사업 육성을 넘어 대규모 자금 조달과 계열사 간 역할 조정, 전력 인프라 확보가 동시에 얽힌 대형 과업이다. 그룹 차원의 자원 배분과 계열사 간 조율 경험을 갖춘 인물이 많지 않다는 점도 최 의장 연임론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진행된 AI 관련 행보들은 신중한 관리 속에 이뤄졌다. 울산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처음에는 해외 투자자와의 합작사(JV) 설립 방식이 거론됐지만, 이후 소수지분(49%)을 파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 투자자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복수의 투자자를 유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 역시 소수지분 매각을 택했다. SK그룹은 성장 자금을 확보하면서도 AI 산업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유지하게 됐다. 과거엔 소수지분 투자자에 수익률을 보장했었지만 이 거래나 울산 AI 데이터센터 거래 모두 별다른 보장은 제시하지 않았다.
SK그룹은 이달 초 정승일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SK㈜ 미래성장 담당 사장 겸 SK하이닉스 에너지TF 사장으로 임명했다. AI 시대 전력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원포인트 인사란 평가다. 정승일 사장과 최창원 의장은 집무실 옆방을 쓸 정도로 돈독한 관계로 알려졌다. 정 사장이 최 의장을 도와 AI 사업에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화두를 던지는 최태원 회장과 사업을 챙기는 최창원 의장 간 호흡이 잘 맞고 있다"며 "정승일 사장이 최창원 의장을 도울 실무자로서 영입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최 의장이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