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아진 카드사, 다시 은행 품으로?…스테이블코인에 통합론 재부상
입력 2026.07.01 07:00

카드사 ROE 둔화…캐피탈보다 낮아진 자본효율
은행이 영업하고 카드사가 조달? 분리 비효율론 확산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카드사 역할 축소 가능성
하나·우리카드 통합 유인 크지만 전략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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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별도 법인 형태로 운영 중인 카드사를 은행 사업부문 중 하나로 통합하는 안에 대한 논의가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효율성'을 이유로 은행에서 카드사를 분리했지만, 최근 수익성 하락에 스테이블코인 논의까지 더해지면서 정반대 국면을 맞이한 양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들 사이에서 카드사를 은행의 사업부서 하나로 병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계열사들의 사업 핵심 기능을 통합해 출시한 '신한 슈퍼쏠(SOL)' 또한 향후 은행과 카드 통합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지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업이 금융지주사의 핵심 사업 중 하나였을 때는 은행 조직에서 분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정이 느리고 보수적인 은행 조직보다 빠르게 판단하고, 보다 트렌디한 별도 조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컸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카드사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할 유인은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다.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달비용 증가와 대손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카드사업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카드사를 독립 자회사로 두고 별도 관리할 만큼의 성장성과 자본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 1분기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ROE는 신한카드 5.57%, KB국민카드 7.82%로, 같은 기간 신한캐피탈 10.75%, KB캐피탈 11.21%보다 낮았다.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카드 ROE가 8.15%, 하나캐피탈이 7.92%로 하나카드가 소폭 높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특히 2007년 LG카드 합병 이후 오랫동안 업계 선두를 지켰던 신한카드의 경우 최근 삼성카드에 순이익 1위를 내준 이후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가 신한금융 차원에서도 실적 개선 과제로 부각된 만큼 은행과의 통합 가능성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은행 내부에서도 "결국 카드 영업은 은행이 다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기존 금융지주들 사이에서는 카드사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추가 유치할 수 있다는 시너지가 커서 분사가 훨씬 효율적이었지만, 지금은 분리로 인해 조달비용만 높아지는 등 비효율이 훨씬 크다는 목소리가 많다. 영업은 은행이 하지만, 조달은 카드사 신용등급으로 하는 '비효율' 구조라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전망 또한 은행과 카드사 통합 논의에 불을 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가 기존 카드 결제망을 일부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한 마이너스통장, 한도대출, 후불결제 등 신용공여 기능이 결합될 경우 카드사가 기존처럼 결제와 신용공여 기능을 함께 제공해온 역할도 축소될 수 있다는 평가다. 결제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로, 신용공여는 은행 계좌 기반 상품으로 분화될 경우 카드사의 독자적인 사업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가 기존 카드 가맹점망과 얼마나 빠르게 연동·확산하느냐다. 도입 초기에는 전국 단위 카드 결제망을 병행 활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가 확산될 경우 카드사를 별도 법인으로 유지해야 할 필요성도 점차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카드사를 은행으로 통합하게 된다면 스테이블코인 도입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 가장 클 것"이라며 "아직까지 지주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하진 않았지만 스테이블코인 도입 이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카드사업이 은행으로 통합될 경우 제일 먼저 조달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은행들은 AAA등급으로 조달이 가능하다. 현재 시장금리가 높아지면서 조달비용이 크게 늘었는데, 은행 통합 시 예금 기반 조달 및 보다 금리가 낮은 은행채를 통한 조달이 가능한 셈이다.

    이 경우 하나카드와 우리카드가 은행 통합에 속도를 낼 필요성이 높다는 설명이 나온다. 현재 은행지주 계열 카드사 신용등급은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가 AA+(안정적)이고,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이보다 낮은 AA(안정적)이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모두 AAA(안정적)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최근 하나은행의 두나무 지분 인수를 계기로 디지털 금융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관련 제도적 기반이 갖춰질 경우 카드사 통합 논의에서도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우리금융은 지주 내 비은행 비중을 끌어올리는 과제가 우선인 만큼, 당장 우리카드를 은행으로 흡수하기보다는 독립 자회사로 유지하며 수익성과 외형을 키우는 데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여전히 그룹 실적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대 중후반에 달해 다른 금융지주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시중은행 신용등급으로 조달할 경우 조달 원가가 낮아지면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라며 "지금처럼 카드업계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는 금융지주들이 충분히 카드사를 은행에 흡수하는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