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포용 금융' 이중 압박에…은행 '건전성 규제' 추가 완화 검토
입력 2026.07.01 07:00

건전성 규제 완화 논의 재개…24일 회의 잇따라
포용금융 확대에 총량규제·건전성 기준 완화 건의
바젤3 자본규제도 재점검…격주 단위 논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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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당국이 생산적·포용금융 활성화를 목표로 은행권 자본 및 건전성 규제 완화 카드를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렸다. 과거 수차례 대책이 발표되며 사실상 "나올 만한 카드는 다 나왔다"는 시각도 있지만, 산적한 정책 과제를 풀기 위해 여러 카드를 꺼내놓고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해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등은 최근 은행권 건전성 규제 완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실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에는 금융당국 주재로 관련 회의가 잇따라 열리며 건전성 규제와 관련한 '연쇄 회의'가 집중적으로 개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먼저 금융위 은행과 주재로 금감원과 은행권 리스크관리책임자(CRO)들이 참석한 포용금융 산업분과 건전성 소그룹 회의가 열렸다. 포용금융 확대 과정에서 은행들이 부담으로 느끼는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과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일부 유연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같은 날 자본규제 합리화 논의를 주도해 온 안창국 금융위 상임위원 주재로 은행권 실무 담당자들이 참여한 별도 회의도 열렸다. 바젤3 도입 이후 자본비율 산정 과정에서 제기된 실무상 애로를 점검하고, 현행 규제 체계 안에서 추가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은행권은 포용금융 관련 건전성 회의에서 서민금융 지원이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등 포용금융을 확대할 때 걸림돌이 됐던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유연화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할 때 포용금융 부문 실적은 제외하거나 가중치를 완화해 달라는 의견도 개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 적용 방식이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재도 새희망홀씨 등 일부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한해 총량 규제 예외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이를 소상공인 지원 등 포용금융 영역으로 넓힐 수 있는지가 실무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회의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 확정보다는 아이디어를 가감 없이 던지는 '난상토론'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바젤3 자본규제 관련 회의에서도 은행권이 앞서 당국과 함께 과제로 논의해 왔던 아이디어들이 재차 도마 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정책과제 활성화를 위해 은행권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규제 완화 건의를 전방위로 청취하는 단계"라면서도 "다만 은행의 건전성 훼손을 방지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실무 TF를 통해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대안이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전향적인 소통에 나선 배경에는 생산적·포용금융 확대라는 정책 과제와 고환율에 따른 은행권 자본 부담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 규모가 원화 기준으로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고 은행의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당국이 자본규제의 큰 틀을 건드리기보다 적용 기준을 미세조정하는 방식으로 은행권 부담을 덜어줄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는 이유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논의가 당장 가시적인 규제 완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자본규제 완화안의 경우 올해 초까지 당국과의 논의를 거쳐 이미 상당 부분 제도에 반영된 데다, 최근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당국이 글로벌 기준인 바젤3의 큰 틀을 벗어나 규제 수위를 낮추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결국 당국과 은행권 모두 당장 구체적인 완화책을 확정하기보다, 정책 과제 수행 과정에서 은행권이 실제로 느끼는 자본·건전성 부담을 다시 점검하는 단계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의체가 가동되고 논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당국의 의지가 읽히지만, 시기적으로 적극적인 완화 조치가 곧바로 나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이번 논의의 연속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자본규제 완화를 주도해 온 안창국 상임위원의 추진 의지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시장의 의견을 일회성으로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약 2주 간격으로 주기를 좁혀 정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격주 단위의 논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과제를 발굴하고 현실화 가능성을 따져보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바젤3를 제일 먼저 도입하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는 게 1차적인 목적"이라며 "해당 과정에서 불합리한 규제들이 조정돼 자본규제가 실질적으로 완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