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주거 투자에 눈 돌린다…'생산적금융' 접점 놓고 의견 분분
입력 2026.06.30 16:03

금융지주 시니어하우징 투자 확대 검토
금융당국은 보험사 임대주택 활성화 스터디
공급절벽에 민간 금융자본 활용 확대 논의
생산적금융 접점 두고는 시장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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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권이 시니어하우징과 임대주택 등 장기 운영형 주거를 새로운 투자처로 검토하고 있다. 고령화와 주택 공급 부족으로 정책 수요가 커지는 데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자산이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와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실제 정책 대상으로 인정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부동산 관련 조직을 중심으로 시니어하우징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니어하우징을 단순한 부동산 개발사업이 아니라 고령화에 대응하는 장기 운영형 자산으로 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부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회사들이 시니어하우징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산의 성격 때문이다. 분양 중심 개발사업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달리 장기간 운영을 통해 임대수익을 확보하는 인컴형(income) 자산인 데다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수요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한 기관투자자는 "보험사나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이 중요하다"며 "시니어하우징은 일반 분양사업과 성격이 다르고 해외에서도 연기금과 기관투자가의 투자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분야에서도 금융회사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보험사의 임대주택 리츠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본규제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LTV) 규제는 유지하되, 보험사가 임대주택 리츠에 투자할 경우 충당금 부담을 낮추는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착공 감소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했고 내년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부동산으로 향하던 자금을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자본시장으로 유도하는 생산적금융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주택 공급 기반도 함께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도 최근 비슷한 방향의 움직임을 공식화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달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임대주택과 시니어하우징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공공임대에 대한 복지사업이 아니라 수익성을 전제로 한 투자"라며 해외 주요 연기금들이 주거용 부동산을 장기 투자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장기 운영형 주거자산을 생산적금융의 취지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KREDII) 심포지엄에서는 리츠를 활용한 임대주택 공급과 장기 운영형 개발사업을 생산적 금융의 한 축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리츠협회 역시 정부에 임대주택 리츠 활성화를 위한 대출·세제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생산적금융의 새로운 대상으로 볼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생산적금융을 AI와 첨단산업, 벤처·혁신기업 중심으로 정의해온 만큼, 시니어하우징이나 임대주택이 공식적인 생산적금융 대상으로 편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장기 운영형 주거자산이 인프라 분야의 정책 목적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적금융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제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 판단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억제하려는 것은 단기 시세차익과 레버리지에 의존하는 부동산 금융이지 모든 부동산 투자는 아니다"라며 "주택 공급 확대와 고령화 대응이라는 정책 목적을 수행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이라면 금융회사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