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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업공개(IPO) 전통 명가로 불리던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의 '3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극심한 IPO 시장 침체 속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인력 공백이 커지고, 한때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던 KB증권마저 주춤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상대적 우위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IPO 부서에서는 각각 4명이 퇴사했다. 퇴사자들은 발행사와 벤처캐피털(VC)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은 인력 이탈 경력 채용 등을 통해 예년과 비슷한 45명 안팎의 조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의 IPO 인력은 현재 30명대 초중반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IPO 업계는 올해 최악의 한파를 지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스팩(SPAC)을 제외하고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총 15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곳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기업 계열사의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이 추진되면서 대형 IPO도 급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공모금액과 주관 수수료 역시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2012년이 IPO 시장의 최악의 한파로 기억되는데, 올해 현장 분위기도 그때만큼 어렵다"며 "IPO 부서는 당장의 수익보다 향후 기업금융 영업을 위한 기반을 쌓는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수익이 계속 줄고 상장 심사와 관련 제도도 까다로워지면서 조직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50명 규모의 IPO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IPO 본부 인력은 50명으로, KB증권 46명,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각 45명, 대신증권 43명 등이 뒤를 잇는다.
미래에셋증권은 다른 대형 증권사보다 전통적인 기업금융 커버리지 조직이 약한 대신 IPO 부문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온 증권사로 평가받는다. IPO 사업을 이끌어온 성주완 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회사 내부에서 IPO 부문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회사 차원의 지원과 보상 체계도 조직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투자(PI)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지급해왔고, 이에 따라 경쟁사보다 핵심 인력 이탈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진행 중인 주요 대형 IPO의 주관사단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잇달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오랜 전통 강자인 한국투자증권의 IPO 인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55명에 달했던 인력은 현재 30명대 초중반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만 약 10명이 커버리지 등 다른 부서로 전보됐고, 이후에도 퇴사가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4명이 추가적으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발행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예비 상장사 대표들이 '무조건 한국투자증권과 하겠다'고 할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강했다"며 "최근에는 다른 증권사들이 한국투자증권의 인력 감소와 업무 부담을 영업 포인트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때 신흥 강자로 떠올랐던 KB증권도 최근에는 주춤하고 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지난해 총 11건의 IPO를 주관하며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채비와 리센스메디컬 등 2건을 주관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 IPO 주관 리그테이블 순위도 6위로 내려앉았다.
KB증권이 지난해 상장을 주관한 아이티켐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점도 부담이다. 아이티켐은 2025년 회계감사에서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을 받았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감사의견 비적정설이 확산되면서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최근 주관한 스트라드비젼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공모 흥행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또 다른 증권사 IPO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증권이 3대 명가로 불렸고, 최근에는 KB증권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한국투자증권의 인력 공백이 커지고 KB증권도 주춤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우위가 두드러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