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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카드가 올해 하반기 부서장급 인사에서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원격지 발령을 단행했다. 올해 말 첫 2년의 임기 만료를 앞둔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이 체질 개선을 위한 강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노조가 인사에 반발하며 노사간 내홍이 거세지고 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노동조합은 하반기 인사 발령의 전면 재검토와 원격지 전보 발령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사장실 점거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7월1일자로 단행된 부서장급 직원들의 대규모 원격지 발령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통상 하반기 인사에서 원격지 발령은 20여 건 안팎이었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무려 130여 건으로 폭증했다.
노조는 하반기 인사가 인력 이탈을 유도하는 구조조정의 포석으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투병 중인 직원과 가족 돌봄 등 불가피한 개인 사정조차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이와 같은 대규모 인사이동은 업무 적응과 성과 부담을 직원들에게 안기고, 삶의 기반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사측은 이번 인사가 조직 효율화와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가맹점주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고려해, 내부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장기 근속 직원들의 순환 재배치를 실시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신한카드는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가맹주의 휴대전화 번호 및 사업자번호 등 19만2000여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금융감독원의 제재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조직 효율화와 내부통제 외에도 직원들의 업무 경험 확대를 위해 직무 변경이 병행되며 인사이동 건수가 늘은 측면이 있다"며 "원격 근무지로 이동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1인 1실 신축 오피스텔 제공 등 각종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둘러싼 갈등의 기저에는 신한카드가 직면한 수익성 악화와 카드업계 경쟁 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업계 평가가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한 476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에 지속적으로 업계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신한카드는 경쟁사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업계 평가를 받아온 바 있다.
이에 신한카드는 지난 2024년 말 희망퇴직을 시작으로 최근 1년 사이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기존 4그룹 20본부 81팀 체계에서 4그룹 20본부 58부 체계로 조직 재정비가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신한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황 악화 속에서 고연령·고직급 인력 비중을 줄이고 조직 체질 개선을 위해 대규모 인사·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노조는 지난해 하반기 조직 개편에 대해서 단순한 영업 효율화를 넘어선 부당한 퇴직 종용 행위라는 입장이다. 대규모 영업 인력 축소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실적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카드업계를 둘러싼 조달 환경 변화에 경영진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실적 후퇴를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내실 경영 성과를 내려는 조직 개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성 감소와 성장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체질 개선이라는 내부 목표를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인사가 노조 반발로 이어지며 영업에 악영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한 조직이 신한카드의 재무 지표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대규모 발령으로 현장 부서장들의 반발을 산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조직 중간관리자인 임부서장급들의 반발이 장기화될 경우 영업 역량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