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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채권시장이 하반기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하반기 레포(Repo)펀드 자금의 새로운 공급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임직원들의 성과급이 올해 건강보험료로 부과돼 건보공단 재정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들어 기존 레포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분기 말을 맞아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운용을 자제하는 등 단기자금시장에서는 수급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레포펀드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크레딧 채권을 매수했던 주체로 꼽힌다.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기반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해 운용하는 레포펀드는 수급이 빠르게 붙는다.
통상 레포펀드는 금리 인하기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국고채나 은행채 등 보유 채권을 담보로 RP 매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그 자금으로 크레딧 채권에 투자해 스프레드 수익을 추구한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채권 투자다.
시장에서는 건보공단을 주체로 신규 레포펀드 설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기업들이 지급한 임직원들의 성과급에 대한 건보료가 최근 건보공단으로 유입되면서다. 올해 초 지급된 삼성전자 초과이익성과급(OPI)과 SK하이닉스 성과급이 건보료(소득의 7.19%) 증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보공단의 운용 가능 자금이 크게 늘어났는데, 해당 자금의 상당 부분이 레포펀드를 통해 다시 채권시장으로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은 국내 단기자금시장의 핵심 운용기관 가운데 하나다. 다만 운용 전략이 시장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만큼 실제 자금 집행 규모나 시점은 제한적으로만 파악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기존 환매와 신규 설정이 동시에 진행되면 겉으로는 유동성이 풍부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분기말 영향으로 대부분 기관이 신규 포지션 구축을 자제하고 있어 실질적인 위험자산 투자 수요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레포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동시에 신규 설정도 예상되면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 보이는 '착시'가 나타나고 있다"며 "레포펀드의 경우 특정 호가에서 낮은 가격에 매도가 되는 경우 환매가 이뤄졌다는 걸 짐작할 뿐 구체적인 상황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레포펀드 확대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레포펀드는 장기채권을 단기 RP 조달로 운용하는 구조인 만큼 레버리지가 커질수록 차환 리스크가 커진다. 시장 불안시 RP 조달이 막히면 유동성 위기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도 이 같은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후보자 시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RP 시장을 활용한 투자펀드의 레버리지 확대가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레포펀드 규모도 상당한 만큼 차환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 크레딧 연구원은 "2024~2025년 기준금리 인하 추세하에 레포펀드가 다수 설정이 됐는데, 대략 10조원 정도가 만기 도래 자산과 미스 매칭 영향권에 있다"며 "만기도래 물량을 차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