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5조 증가한 '증거금'…거래대금 폭증·증거금률 상승 '이중고'
입력 2026.07.06 07:00

코스피 거래대금 폭증에 증거금 필요액 1년 새 144% 급증
증권·파생 모두 두 배 이상 늘어…거래소 "위험관리 불가피"
변동성 진정·T+1 도입 전까지 증권사 부담 장기화 우려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스피 거래대금이 폭증하면서 증권사들이 한국거래소에 납부하는 증거금이 1년 새 15조원 불어났다. 거래대금 증가와 더불어 거래소가 산정하는 증거금률이 상승하면서 부담이 이중으로 커졌다. 변동성 장세에 위험관리가 불가피한만큼 증권사들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이 부담한 증권·파생시장 관련 증거금은 25조764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5418억원) 대비 144.4%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증권시장이 7726억원에서 2조5260억원으로 226.9%, 파생시장이 9조7692억원에서 23조2380억원으로 137.9% 늘었다.

    증거금은 결제이행을 위한 담보물 성격의 예치금이다. 매매거래가 체결된 이후 결제시점까지 일정 기간(T+2)이 소요되는데, 그 사이 가격이 바뀌어 손실이 커지면 결제를 이행하지 않을 위험이 생긴다. 이를 방지하고자 증권사가 일정 금액을 거래소에 예탁하는 것이다.

    증거금 부담이 급증한 데는 최근 거래대금이 폭증한 영향이 크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 대금은 50조원에 육박했다. 작년 12조4000억원에서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증거금률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거래소는 가격변동성을 기초로 매월 증거금률을 산출한다. 6월 유가증권시장 기본 증거금률은 13.49%로 전년 동기(7.93%) 대비 대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파생시장 역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표 상품인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경우 거래증거금률이 7.1%에서 13%로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거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소에 상시적으로 묶이는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증권사에 유동성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증거금률을 낮추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이 내야 할 각종 증거금이 대폭 증가했고, 곳곳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증거금률에 대한 이슈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매월 증거금률을 점검하며 회원사 부담을 고려해 인상 폭을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위아래로 큰 진폭을 견디며 우상향하는 상황이라 안정적인 거래를 위해 필수적인 위험 관리 조치"라며 "증거금이 투자자와 회원사에 부담이 되는 점은 인지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최대한 인상폭을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면서 발생한 과도기적 해프닝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장이 안정되고 변동성이 줄어들면 증거금률 역시 자연스레 낮아진다. 정부가 결제일 단축(T+1)을 추진하는 점도 증거금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변동성이 단기간에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지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변동성이 진정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T+1 도입 시 증거금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은 크지만, 거래대금과 지수가 높은 레벨을 유지하는 한 증권사들의 증거금 부담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