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S에 유증까지…에코프로그룹 전방위 조달 왜이렇게 시끄러울까
입력 2026.07.06 07:00

에코프로비엠 1.2조 유증에 PRS·CB 이슈까지
업황 부진 속 잇단 자본시장 조달에 관심 집중
회사는 "장기 투자"…시장은 주주 부담 우려
니켈 공급망 성과가 자금조달 평가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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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에코프로그룹을 둘러싼 자본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약 8000억원 규모의 주가수익스와프(PRS)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이어 최근 에코프로비엠 전환사채(CB)의 풋옵션 행사 기간 도래, 거기에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추진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에코프로 측은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 확보와 헝가리 공장 투자 등 중장기 성장전략을 위한 계획된 자금조달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업황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단기간에 자본시장 조달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에코프로비엠의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시끄럽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30일 보통주 990만990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12만1200원이며 조달 자금 가운데 9150억원은 인도네시아 BNSI 니켈 제련소와 헝가리 법인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에코프로 측은 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직접 구축해 미국 비우려외국기관(Non-FEOC) 규제에 대응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망 요구에 대응하겠다는 설명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제련소 지분에서 발생하는 지분법 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3거래일 동안 약 15%, 모회사 에코프로는 20% 넘게 하락했다. 예정 발행가와 주가의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면서 향후 확정 발행가가 더 낮아질 경우 같은 금액을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신주를 발행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소액주주 플랫폼은 금융감독원에 이번 유상증자를 중점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올해 초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았던 한화솔루션 사례도 함께 거론하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했고 소액주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두 거래를 동일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 한화솔루션은 당초 조달 자금 상당 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었다가 당국의 정정 요구를 받았지만, 에코프로비엠은 대부분의 자금을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과 헝가리 생산기지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금감원 역시 증권신고서 심사는 자금 사용 목적과 투자 위험에 대한 설명이 충분한지를 살피는 절차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본시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에코프로그룹의 최근 자금조달 과정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유상증자 자체보다 지난해 PRS를 통한 유동성 확보, 최근 에코프로비엠 전환사채(CB) 풋옵션 행사 시점 도래 등 최근 이어진 자본시장 행보를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추진한 약 8000억원 규모 PRS다. 에코프로는 당시 에코프로비엠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는 최대주주 자격으로 배정 물량의 120%까지 청약할 계획이며, 예정 발행가 기준 약 5292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결과적으로 지난해 확보한 유동성이 이번 유상증자 참여 여력으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구간에서 확보한 유동성이 할인된 가격의 유상증자 참여 재원으로 활용되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에코프로는 이 같은 해석은 결과론이라는 입장이다. 에코프로그룹 측은 "주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당시 필요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PRS를 활용했던 것이지 향후 주가를 예상해 거래를 설계한 것은 아니었으며, 당시 PRS로 에코프로비엠 지분을 넘긴 이후 처분 여부는 증권사의 판단 영역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제기하는 지주사 재무 부담에 대해서도 회사는 과도한 우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최대 5300억원을 유상증자에 투입하더라도 별도 기준 약 1800억원의 현금이 남고, 이는 PRS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부채비율 역시 100% 미만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차입이나 별도의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에코프로는 이번 자금조달이 단기 유동성 확보보다 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한다. 기존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에서도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지분법 이익을 거두며 그룹 실적 방어에 기여한 만큼, 이번 2단계 투자 역시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개별 거래의 적정성보다 에코프로그룹이 추진하는 투자 성과에 쏠릴 전망이다. 업황 부진 속에서도 PRS와 조 단위 유상증자 등 굵직한 자금조달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피로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가 기대하는 니켈 공급망 구축과 해외 생산기지 확대가 계획대로 성과를 낸다면 현재의 논란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이 갑자기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아니고,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의 자금조달을 준비해 왔던 것"이라면서도 "업황이 예상보다 회복되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자금조달 이벤트가 짧은 기간에 몰려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장이 보는 것은 조달 방식이 아니라 투자 회수가 언제 시작되느냐는 점"이라며 "니켈 공급망 구축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시점까지는 시장의 의구심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