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WM 경계 사라졌다"…맞춤형 '멀티 WM'가 승부처
입력 2026.07.07 07:00

[조대현 하나증권 WM그룹장 인터뷰]
투자정보 넘치는 시대…종목 추천보다 포트폴리오 관리로
하나證, 브로커리지 '자산관리'로 연결…신(新) MTS 앞세워 접점 확대
초고액은 초개인화, 대중은 AI 자산관리…맞춤형 서비스로 승부

  • (사진=하나증권,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사진=하나증권, 그래픽=윤수민 기자)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 리테일(소매금융) 자산 1000조원, 운용사 운용자산(AUM) 2200조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500조원의 시대가 열렸다. 알파(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를 원하는 시중 자금의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산다는 추종매매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왜 투자해야 하는지 길잡이를 해줘야 하는 자산관리(WM) 사업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인베스트조선은 주요 증권사 WM 리더들을 만나 시장 전망과 영업 전략을 들어봤다.

    하나증권이 자산관리(WM)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증시 호황과 함께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이어지면서 WM이 단순한 상품 판매 조직을 넘어 증권사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역시 올해 WM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조직과 채널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 조대현 하나증권 WM그룹장이다. 하나증권은 대형 증권사 가운데 WM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로 평가받는다. 고객 수와 자산 규모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강성묵 대표도 지난해 조 그룹장을 WM그룹장으로 발탁한 데 이어 올해 전무로 승진시키며 WM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조 그룹장은 최근 WM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로 '손님'들의 니즈 변화를 꼽았다. 하나금융그룹은 2016년부터 고객을 순우리말인 손님으로 바꾸어 칭하고 있다.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종목 추천보다 포트폴리오와 자산관리 방향을 묻는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예전에는 '이 주식 어때요?', '이 상품 수익률 좋나요?'라는 질문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내 자산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를 묻는 분들이 훨씬 많다"

    조 그룹장은 "WM 고객들의 관심이 종목 추천에서 포트폴리오와 자산배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객들의 투자 지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WM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AI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투자 정보는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게 됐지만, 오히려 투자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고 고객별 상황에 맞는 자산관리 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조 그룹장은 "단순하게 상품별로 판매하는 관점보다는 손님과 생애주기를 같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예전에는 상품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손님의 투자 여정을 함께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원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도 달라지고 있다. 투자 범위가 주식 중심에서 연금, 글로벌 자산, 세무, 상속, 기업승계 등으로 확대되면서 자산관리는 금융상품 중심에서 생애자산관리 중심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자녀가 어린 시기부터 증여를 고민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브로커리지와 WM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거래 고객과 자산관리 고객을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하기보다 하나의 투자 여정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그룹장은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는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하나의 손님 여정이다. 거래는 시작일 뿐이며 이후 자산관리로 이어질 때 비로소 장기적인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은 브로커리지 호조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다만 고객들 사이에서는 주식 투자로 얻은 수익을 채권이나 목표전환형 랩 등으로 옮기며 변동성에 대응하려는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조 그룹장은 "주식 투자로 수익을 거둔 손님들은 다시 안정적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니즈가 있다"며 "온라인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하는 손님이라도 세무나 증여·상속, 부동산처럼 고도화된 자문이 필요한 순간에는 결국 대면 상담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이 같은 브로커리지 고객을 자연스럽게 자산관리 서비스로 연결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모바일 경쟁력을 보완해 AI 기반 신(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오는 8월 선보일 예정이다. 주식 거래 중심에서 벗어나 연금과 각종 금융상품, 자산관리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방향으로 재구축하고 있다.

    조 그룹장은 "객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손님은 드물다. 결국 모바일 플랫폼이 가장 중요한 접점"이라며 "MTS는 단순한 브로커리지 도구가 아니라 브로커리지 고객을 WM 고객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변화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그룹장은 "직원들에게 지금의 3개월은 과거의 1년과 같다고 이야기한다"며 "이미 세팅을 잘해놓고 기반을 닦은 곳은 굉장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를 마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부족했던 부분은 빠르게 보완하고, AI와 디지털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WM의 미래에 대해서는 초고액자산가와 일반 고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조 그룹장은 "초고액자산가에게는 패밀리오피스 수준의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일반 손님에게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수준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플레이어 WM'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증시 호황에서 수혜를 입은 고객뿐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손님들도 시장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최근 WM 고객들에게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

    "예전에는 '이 주식 어때요?', '이 상품 수익률 좋나요?'라는 질문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내 자산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를 묻는 분들이 훨씬 많다. WM 고객들의 관심이 종목 추천에서 포트폴리오와 자산배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PB의 역할도 달라졌나.

    "AI를 통해 정보는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오히려 어떤 기준으로 투자해야 하는지, 손님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함께하는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과 생애주기를 함께하는 서비스가 WM의 경쟁력이다."

    -브로커리지 고객을 WM으로 연결하는 전략은 무엇인가.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는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하나의 손님 여정이다. 거래는 시작일 뿐이다. 최근 손님들은 스스로 투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 단순한 상품 제안만으로는 자산관리로 전환되기 어렵다. 핵심은 거래가 아니라 전체적인 자산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다."

    -디지털 거래가 일상화된 상황에서도 대면 자산관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보나.

    "최근 금융 고객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거래를 하더라도 자산관리의 심화 단계에서는 반드시 오프라인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복합적인 성향을 보인다. 세무나 증여·상속, 부동산처럼 고도화된 자문이 필요한 순간에는 결국 대면 상담을 원한다. 비대면 고객들도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시황 세미나나 자산관리 클래스에 참여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객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사람은 드물다. 결국 모바일 플랫폼이 가장 중요한 접점이다. MTS를 브로커리지만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연금과 각종 금융상품까지 모두 담고 있다. 손님들이 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새롭게 재구축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직원들에게 지금의 3개월은 과거의 1년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미 세팅을 잘해놓고 기반을 닦은 곳은 굉장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준비를 마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부족했던 부분은 빠르게 준비해 AI와 디지털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초고액자산가 특화와 대중형 자산관리 확대 가운데 WM의 미래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WM은 초고액자산가에게는 패밀리오피스 수준의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일반 손님에게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수준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플레이어 WM'으로 발전해야 한다."

    ▲조대현 WM그룹장 약력 : 1971년 출생. 국민대학교 회계정보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석사. 2003년 하나증권 입사. 2020년 올림픽WM센터장. 2022년 영업부금융센터장. 2024년 WM영업본부장. 2025년 WM그룹장(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