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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위원회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최종 결론이 임박하면서 은행권도 막판 셈법 계산에 한창이다. 전체 과징금 규모뿐 아니라 '최다 과징금 은행'을 둘러싼 분위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막판 쟁점인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 적용 여부에 따라 은행별 과징금 규모와 감경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현재 은행권에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ELS 관련 총과징금 규모는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은행별로 많게는 2000억원대와 1000억원대, 적게는 수백억 원대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액수가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만큼, 막판 산정 기준 변화에 따라 각 은행이 짊어져야 할 부담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제제안을 최종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앞서 통상 8월에는 정례회의 일정이 지연되거나 열리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이달 안에 홍콩 ELS 제재를 매듭짓겠다는 기류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일정상으로는 오는 15일 또는 29일 정례회의가 유력한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주요 금융지주들도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전후부터 2분기 실적 발표와 해외 기업설명회(IR)가 예정된 만큼, 과징금 규모가 확정돼야 투자자 대상 설명에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15일 정례회의에서 결론이 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법리 검토가 길어질 경우 29일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최대 쟁점은 금소법 시행 초기 약 6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과징금 산정에 어떻게 반영할지다.
최근 있었던 금융위 안건소위원회에서는 은행들이 계도기간 판매분을 과징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감경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위는 금소법 제정 당시 신설·강화된 규제를 두고 '초기 6개월간은 제재보다 계도 중심으로 감독하겠다'는 취지의 비조치의견서를 의결한 바 있다. 은행권은 당국이 공식 의결했던 비조치의견서의 취지에 맞춰, 해당 기간 판매분을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판단은 은행별 과징금 규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홍콩 ELS 판매가 금소법 계도기간 중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가 이 기간 판매분을 과징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면책할 경우 KB국민은행의 과징금은 현재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반면 계도기간 이후 판매 비중이 높은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감경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최종 판단에 따라 KB국민은행이 최다 과징금 은행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계도기간 적용을 둘러싼 은행들의 이해관계도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계도기간 면책 논리에 무게를 두는 입장인 반면, 하나은행은 계도기간 적용 여부 보다는, 이후 판매분에 대한 감경 논리까지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은행 측은 계도기간 이후 판매된 상품 가운데 상당수가 고객 손실 없이 정상 상환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금소법 취지를 감안하면, 실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판매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업계에서도 계도기간 판매분만 제외하고 이후 정상 상환된 물량은 그대로 과징금 산정에 포함할 경우, 실제 소비자 보호라는 법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막판 논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과징금 1위'를 꼽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공개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최다 과징금 은행이 되는 것은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계도기간 적용 기준에 따라 은행별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적잖이 신경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논의는 전체 과징금 규모보다 은행별 감경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가 핵심"이라며 "금융위의 최종 판단에 따라 은행별 부담에도 적지 않은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