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새 대표 체제서 대체투자 '속도조절'…보수적 기조 이어질까
입력 2026.07.08 07:00

House 동향
새 대표 취임 후 CR 부문 보수적 기조
NPL 사이클 변화·부채비율 관리 방점
조직 방향 정한 하반기엔 달라질지 관심

  •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기업구조조정(CR) 부문 투자에서 속도 조절을 이어가고 있다. 새 대표 체제 출범 이후 CR실은 신규 투자 확대보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우선하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조직 운영 방향이 구체화되는 하반기부터 투자 집행이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올해 들어 기업구조조정(CR) 부문에서 신규 투자를 사실상 집행하지 않은 분위기다. 작년에 결성한 약 1000억원 규모의 IBK기업은행-유암코 블라인드 펀드는 현재까지 집행률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조성한 유암코멜론 구조혁신펀드 역시 아직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한 상태로 전해진다. 올해 집행된 투자는 사실상 지난해부터 검토가 이어진 동성제약 정도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1월 김윤우 대표 취임 이후 조직 기조가 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새 경영진은 운용자산(AUM)을 늘리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보다 기존 투자자산 관리와 리스크 통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투자 심사 역시 이전보다 한층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표 교체 이후 조직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예전처럼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기보다는 '찐 알짜인 회생 딜을 보자'는 기조로 예년에 비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장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부실채권(NPL)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NPL 매각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4% 증가했다. 올해 연간 매각 규모 역시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늘어날 NPL 물량에 대비하기 위해 재무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단 시각이다. 

    레버리지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NPL 투자자산이 늘면서 유암코의 레버리지 배율은 2022년 말 2.0배에서 2024년 말 4.3배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4.2배로 소폭 낮아졌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NPL 회수가 늦어지면 재무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여기에 CR부문의 실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암코의 1분기 사업부문 별 수익을 살펴보면, NPL 455억원, PF 52억원이 흑자를 기록한 반면, CR 부문이 4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상장 주식 평가손실이 영향을 미쳤다.

  • (그래픽=윤수민 기자)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큰 틀에선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는 상반기보단 신규 딜 검토가 가능해지지 않겠냐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상반기는 새 대표 체제 아래 조직 운영 방향을 다시 정비하는 시기였다면, 내부 기준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는 투자를 이어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행 기조 등이 정리되고 나면 신규딜들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했다. 

    하반기엔 유암코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건 케이조선 매각이다. 유암코는 지난해 케이조선 매각 작업을 본격화해 태광산업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협의가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지난달 거래는 최종 결렬됐다. 유암코는 재입찰을 통해 매각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다시 입찰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후보군은 신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전략적투자자(SI) 중심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천억원의 선수금환급보증(RG) 부담 탓에 재무적투자자(FI)가 접근하기 쉽지 않고, 대형 조선 3사의 관심도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8차 구조조정펀드도 해산 절차에 들어간 만큼, STX엔진 등 해당 펀드에 담긴 주요 포트폴리오 회수도 과제로 남아 있다. STX엔진의 경우 최근 SNT그룹이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부 FI들이 SNT그룹 측에 의사를 타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유암코가 공식적으로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하진 않은 상황으로 알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펀드 소진에 이어 기존 포트폴리오 회수도 함께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체 자금을 활용하는 구조라 LP 압박은 크지 않겠지만, 케이조선은 시장에 한 번 내놓은 자산인 만큼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매각이 순탄하게 이뤄지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