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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온 기업들이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심사 기준이 구체화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상장 작업도 다시 움직이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인수합병(M&A)를 통해 편입된 자회사는 거래소 심사만 통과하면 상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물적분할 자회사는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를 의무적으로 받고, 주주동의에는 3%룰을 적용하도록 한다. 대표적인 물적분할 자회사로는 HD현대로보틱스와 SK플라즈마, 네이버파이낸셜 등이 거론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최근 발표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상장 추진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4월 회사에서 철수했던 주관사 실무진도 다시 모여 상장 전략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관사단을 다시 불러 모아 가이드라인 기준대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걷힌 만큼 기준에 맞춘 상장 방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1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UBS를 대표주관사로,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하나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실무 작업을 진행했지만 중복상장 원칙금지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일정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제는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며 회사의 고민도 보다 구체적인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모회사인 HD현대 주주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회사는 일반주주에게 어떤 보호 방안을 제시할지, 3%룰이 적용되는 주주총회에서 상장 안건이 통과할 수 있을지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한 자문업계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는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부터 주주동의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이제는 가이드라인 문구들을 뜯어보고, 통과 가능성을 포함해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검토부터 주주총회까지 기존보다 절차가 늘어난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해졌다. 빠르면 내년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가이드라인의 참고 사례도 눈여겨보고 있다. 정식 규정은 아니지만 참고 사례에는 첨단산업은 상장 정당성이 보다 인정될 수 있다고 기재돼 있다. 또 모·자회사 관계가 최근 형성된 경우와 오래 유지된 경우를 구분해 뒀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일정 부분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당장은 참고 사례가 주주 설득이나 상장 필요성을 설명하는 논리로 활용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심사 기조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앞선 자문업계 관계자는 "참고 사례를 통해 일부 여지를 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심사 기조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있어 상장 시점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도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상장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공식화했고, 해당 안건은 오는 12월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네이버는 거래가 마무리되는 대로 IPO 추진 조직을 꾸려 상장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중복상장 우려가 커지며 해외 상장 기대감에 힘이 실린 측면도 있었다. 다만 해외 상장은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애를 먹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도 네이버에서 물적분할된 자회사다. 국내에 상장하려면 주주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네이버파이낸셜 역시 주주설명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일반주주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보호 방안으로 네이버파이낸셜 상장 이후 모회사 주주들에게 일정 지분을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중복상장 우려로 IPO 추진 절차가 지연돼 온 LS에식스솔루션즈, 한화에너지, LS MnM 등의 기업들도 검토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