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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대제철이 사모펀드(PEF)에 매각한 현대IFC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현대IFC의 예비심사 청구 시점에 따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새 해석 쟁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행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상장 신청 전 1년 이내 상장사의 종속회사였던 기업도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있어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IFC는 최근 IPO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달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고, 현재 막판 최종 선정 작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IFC는 현대제철이 2020년 단조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현대제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였으나, 올해 3월 우리PE와 베일리PE 컨소시엄인 우리베일리국민성장PEF가 현대제철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이후 컨소시엄은 경영권을 확보한 뒤 곧바로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이번 딜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IFC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경계선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PEF에 매각되기 전이었다면 현대제철의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으로, 100% 중복상장 사례에 해당하지만 현재는 최대주주가 PEF로 바뀌면서 적용 여부와 의무 주체가 불분명해졌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6일 공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적용 범위에 현재 상장사의 종속회사뿐 아니라 최근 1년 이내 종속회사 또는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었던 회사까지 포함했다. 상장 직전 지분 조정이나 계열분리를 통해 규제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가이드라인대로라면 현대IFC가 현대제철과 지배관계가 해소된 지 1년이 지나기 전 예심을 청구할 경우 중복상장 관련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IFC가 올해 3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현대제철의 100% 자회사였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IFC는 현대제철이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라는 점에서 일반 자회사보다 주주보호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될 여지도 있다.
결국 가이드라인이 수정되지 않는 이상, 예비심사 청구 시점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란 평가다. 일반적으로 IPO 주관사 선정 이후 예비심사 청구까지는 실사와 회계 점검, 기업가치 산정 등을 거쳐 수개월에서 1년가량이 걸린다. 현대IFC의 예심 청구가 내년 3월 이후로 넘어가면 최근 1년 이내 종속회사 조항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대IFC가 1년 이내 예심을 청구할 경우 문제는 주주보호 의무를 누가 이행하느냐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영향 평가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또는 주주동의 확인, 상장 찬반 결의와 공시 등 5대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상장 심사에서도 모회사 이사회가 관련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자회사 상장 추진에 찬성했는지를 본다.
하지만 현대IFC는 이미 현대제철과 지배관계가 끊겼고, 현 소유자는 주권상장법인이 아닌 PEF다. 전 모회사인 현대제철에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지, 현 소유자인 PEF가 대체 절차를 이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현대IFC 지분을 전량 매각한 상태다. 이미 지배권과 의결권을 상실한 전 모회사 이사회가 현대IFC 상장에 대해 주주 영향 평가와 찬반 결의를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반대로 PEF는 주권상장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주소통, 주주동의, 공시 등 가이드라인상 모회사 이사회 의무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현대IFC 사례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시행 초기의 해석 쟁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가이드라인의 최근 1년 이내 종속회사 조항은 규제 회피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실제 매각이 완료돼 지배관계가 해소된 뒤 자회사가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의 세부 절차는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향후 유사한 거래의 상장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장사가 자회사를 매각한 뒤 1년 이내 인수자가 IPO를 추진하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전 모회사와 새 인수자 중 어느 쪽이 중복상장 절차를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도 취지와 달리 실제 적용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PEF의 투자회수 일정이나 상장 심사 예측 가능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1년 이내 종속회사였던 기업까지 적용 대상으로 넣은 것은 규제 회피를 막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면서도 "이미 매각이 완료돼 전 모회사가 지배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까지 동일한 절차를 요구할 수 있는지는 별도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