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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의 역대급 실적 전망에도 증권주에 대한 자본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모습이다. '시황 산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 2분기 증권주는 주식 시장 변동성과 관계없이 주가 낙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분기 코스피 지수는 54.7% 폭등한 가운데, KRX 증권 지수는 17.4% 하락했다. 이는 지난 1분기 중 코스피 지수가 17.2% 상승할 때 KRX증권 지수가 약 56% 급등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것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1분기 실적 발표 시기인 지난 5월 초 단기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상승장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의 온기가 주가에는 반영이 안 된 셈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증권사 5곳(삼성, 미래, NH, 한투, 키움)의 합산 순이익(연결기준) 전망치는 4조20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1.4% 급증한 수치이고, 전분기 대비로도 27% 성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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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반도체 업종 주도의 증시 호황에 브로커리지 유동성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증권사가 1분기에 이어 실적 부문에 수혜를 입은 모습이다. 2분기 기준 주식과 ETF를 합산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118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났고 전분기와 비교해도 40.5% 불어났다. 상승장 속에서 레버리지 등 고수익·고변동 상품이 수급을 빠르게 흡수한 것도 증권사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과 주가 흐름 사이에 괴리가 일어나는 요인으로 '하반기 불확실성'을 꼽는다. 폭등한 주식 및 ETF 회전율의 안정화 가능성을 비롯해 거시 경제 변화에 따른 자산 평가손익 변동성과 부정적인 부동산금융 환경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회전율 급등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피크아웃 공포'가 투자자의 우려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2분기 국내 주식시장 회전율은 전분기 대비 3.6%포인트 상승한 331.9%를 기록했다. 올해 연환산 합산 회전율은 2020년 개인 투자자 급증 시기(319%)와 유사한 339%로 전망된다. 문제는 내년 합산 회전율 전망치가 279.9%로, 올해 대비 59.1% 하락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다만, '거래대금 피크아웃' 우려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거래대금 증가율 둔화세에도 절대적인 거래 규모는 여전히 높아 수익 감소 우려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상승 둔화세에 코스닥 시장 부진이 맞물려 거래대금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ETF 거래대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코스닥 활성화 정책 수혜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거래대금 감소율이 우려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ETF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증권사 LP(유동성공급자)들의 헤지 포지션 구축 비용 마련을 위한 증거금(마진콜)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증권업계가 증거금 충당을 위해 발행한 고금리 CP(기업어음)와 전단채 발행 규모는 2분기 기준 월평균 134조원이다. 이는 전년 월평균 발행 규모(46조원) 대비 3배 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이자 수익을 견인하던 대출 부문 역시 한계점에 도달했다. 2분기 신용잔고 평잔이 전분기 대비 16% 늘어난 36조 원 규모에 달해 표면적인 이자 수익 측면에서는 일시적으로 긍정적이지만, 현재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법적 신용공여 한도는 사실상 소진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더해 기업금융(IB) 부문 수익과 부동산 금융 부문에서 부진을 거듭하면 수익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전반적인 외형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하우스별로도 고유의 잠재적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으로 1조7000억원이라는 뚜렷한 외형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이익의 질적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상당 부분이 스페이스X 지분 투자 관련 평가이익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주가 164달러 기준으로 익스포저는 약 4조4000억원(성과보수 제외)으로 추정되고, 스페이스X 주가 10% 변동이 별도기준 분기 순이익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한다.
다른 하우스들 역시 호실적 이면에 고유의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2분기 순이익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전망이지만, 자회사들의 높은 주식 익스포저와 보험사 인수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주가 상단을 누르고 있다. 키움증권 또한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가운데, 코스피 대형주와 ETF 중심 장세 속에서 거래 약정 점유율 경쟁력 약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주가 정체에 대해 "일차적으로 반도체 독주로 코스피 상승 폭이 극대화된 측면이 있지만, 향후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지 않아 실적 모멘텀 둔화 가능성을 주가가 선반영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며 "하반기에도 추세적인 증시 상승 여부가 관건이 되겠지만, 주요 증권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이미 1배를 상회하고 있어 금융업종 내 증권업종 투자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