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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사진=삼성증권, 그래픽=윤수민 기자)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 리테일(소매금융) 자산 1000조원, 운용사 운용자산(AUM) 2200조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500조원의 시대가 열렸다. 알파(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를 원하는 시중 자금의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산다는 추종매매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왜 투자해야 하는지 길잡이를 해줘야 하는 자산관리(WM) 사업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인베스트조선은 주요 증권사 WM 리더들을 만나 시장 전망과 영업 전략을 들어봤다.
반도체발 증시 랠리가 자산관리(WM) 시장의 고객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기업 임직원들이 주식보상과 성과급 등을 통해 수십억원대 자산을 형성하며 새로운 '셀프메이드 머니(Self-made Money)'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증시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단순 종목 추천보다 자산배분과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한 WM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AI와 유튜브를 통해 투자정보가 평준화된 만큼 고객의 의사결정을 돕는 PB와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 경쟁력이 WM의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인물이 오선미 삼성증권 SNI·플랫폼전략담당이다. 2010년 삼성증권 SNI(Success & Investment) 출범부터 초고액자산가 시장을 경험해온 그는 최근 WM 시장의 가장 큰 변화로 고객들의 투자 지식 향상과 자산 규모 확대를 꼽았다.
"고객들의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뭐 사야 하느냐', '좋은 종목 없느냐'를 많이 물었다면 지금은 '시장이 언제까지 갈까', '다음 성장 산업은 무엇일까',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를 먼저 묻습니다."
오 상무는 "고객들의 관심이 단순 종목 추천보다 자산배분과 리스크 관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질수록 PB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AI와 인터넷을 통해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은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자산이라도 고객마다 투자 성향과 현금흐름, 가족 상황, 위험 감내 수준이 다른 만큼 언제 사고 얼마나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오 상무는 "AI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고객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과 자산 비중까지 대신 결정해주지는 못한다"며 "이제 WM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의사결정을 함께하는 서비스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PB 개인의 역량을 뒷받침하는 회사 시스템을 WM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는다. PB 대상 교육과 내부 스터디를 비롯해 상품, 컨설팅, 세무, 부동산, 보험, IB 조직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체계를 구축해왔다. PB 한 명이 회사를 옮긴다고 같은 서비스를 그대로 구현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오 상무는 "PB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삼성증권 WM의 경쟁력은 결국 시스템"이라며 "컨설팅과 상품, 구조화 조직이 함께 움직여야 고객에게 최적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진짜 WM 경쟁력은 변동성이 커질 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산배분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승장에서는 어느 증권사나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지만 시장이 흔들릴수록 축적된 경험과 대응 역량이 성과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오 상무는 "장이 좋을 때는 어느 증권사나 비슷해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금융위기와 코로나19를 거치며 축적한 자산관리 경험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는 시장이 흔들릴 때 비로소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WM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층도 빠르게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초고액자산가 시장이 확대되는 데 더해 최근에는 새로운 자산가 계층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가장 주목하는 고객층은 주식보상을 통해 자산을 형성한 대기업 임직원들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에서도 주식보상을 통해 자산을 축적한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상무는 이를 새로운 '셀프메이드 머니' 흐름으로 해석했다.
삼성증권은 이들을 위해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임직원의 주식보상과 절세, 재무복지, 자산관리까지 함께 제공하는 'Workplace WM'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 직장인을 초고액자산가까지 성장시키는 고객 여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상무는 "WM을 초고액자산가만을 위한 서비스로 한정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직장인이 주식보상을 통해 자산을 키우고 다시 WM 고객으로 성장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객 자산이 형성되고 성장하는 전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앞으로 WM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최근 증시 호황 이후 WM 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
"증권사를 찾는 고객 자체가 크게 늘었다. 예전에는 은행 예금에 머물던 고객들도 이제는 투자하지 않으면 자산을 불릴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직접 WM센터를 찾는 고객과 PB 소개 요청도 크게 증가했다. 고객들의 자산 규모도 커졌고, 무엇보다 투자 지식 수준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
-고객 수 등 증가폭이 체감이 되는가?
"SNI가 처음 출범했을 때만 해도 증권사에 30억원을 맡기는 고객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시각이 많았다. 지금은 30억원 이상 고객이 1만명, 100억원 이상 고객이 2000명을 넘어섰다. 패밀리오피스 역시 200 가문에 가까워지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시장 자체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WM 고객들의 주요 니즈는 무엇인가? 또 고객들의 특징은?
"예전에는 "뭐 사야 하나", "좋은 종목 없느냐"란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시장이 언제까지 갈까", "다음 성장 산업은 무엇일까",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를 주로 묻는다. 단순 종목 추천보다 안정적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자산배분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관심이 훨씬 커졌다."
-최근 고객들에게 가장 많이 제안하는 자산관리 방향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대로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아니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으로 고객들의 주식 비중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그래서 채권이나 롱숏펀드, 헤지펀드 등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자산배분 상담이 많이 늘고 있다."
-달라진 고객의 트렌드에 맞게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PB의 퀄리티를 더욱 신경쓰고 있다. 결국 고객의 투자 성향과 가족 상황, 위험 감내 수준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함께하는 것은 사람만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보는 AI나 인터넷으로 누구나 얻을 수 있으니 이제 WM은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다. 삼성만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 PB 퀄리티를 발전시키는가?
"십몇년 전 입사했을 땐 입사하고 나서 항상 스터디와 시험을 쳐야해서 지인들로부터 "왜 입사 후 더 공부에 시달라냐"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그만큼 '관리의 삼성'에 맞게 PB 신입을 대상으로 엄청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했다. 과거보단 아니지만 지금도 PB 대상 삼성증권만의 내부 교육은 타 하우스 대비 엄청나다. 투자자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PB 인재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증권 WM만의 경쟁력은 결국 맨파워인가?
"PB 개인 역량도 매우 중요하나 삼성증권 WM 경쟁력은 결국 시스템이다. 상품과 컨설팅, 세무, 부동산, 보험, IB 조직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한다. 시스템과 맨파워의 조합으로 최상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타 증권사에서 삼성 출신 PB를 많이 스카웃 해가지만 인력 유출을 그렇게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PB 한 명이 옮겨간다고 같은 삼성만의 서비스를 그대로 구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다른 증권사들의 WM 경쟁도 치열한데 이에 대한 삼성의 대응은?
"무언가를 더 하기보단 기존에 해왔던대로 삼성만의 시스템을 유지 중이다. 좋을 때는 어느 증권사나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흔들리면 차이가 드러난다. 금융위기와 코로나 등을 고객과 함께 경험하며 축적한 자산관리 경험, 그리고 SNI와 패밀리오피스를 먼저 구축하며 쌓은 노하우가 삼성증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브로커리지 고객을 WM 고객으로 전환하는 전략은 무엇인가.
"브로커리지와 WM은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고객 여정의 연속선이다.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거래를 시작하지만 자산이 커질수록 절세, 연금, 승계 등 새로운 니즈가 생긴다. 그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적절한 시점에 WM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가장 주목하는 새로운 WM 고객층은 누구인가.
"주식보상 등 성과급을 통해 자산을 형성하는 신흥 자산가들이다. 이번에 큰 주목를 받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에서도 이미 이런 고객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이 주식보상을 통해 자산가가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들을 잡을 전략이나 방법은?
"기업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플랫폼 '앳워크(At Work)'를 활용하고 있다. 주식보상 관리부터 재무복지, 절세, 자산관리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기업에는 복지 경쟁력을, 임직원에게는 장기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마지막으로 WM의 미래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초고액자산가와 일반 고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시대는 끝났다. 일반 고객을 초고액자산가까지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추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고객 자산이 성장하는 전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초고액자산가에게는 개인 투자 성향에 맞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일반 고객에게는 AI 기반의 수준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WM이 발전해야 한다."
▲오선미 삼성증권 SNI·플랫폼전략담당 약력 : 1979년생.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 2003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2022년 삼성증권 도곡WM3지점 지점장. 2023년 삼성증권 SNI 파르나스금융센터 지점장. 2025년 삼성증권 SNI·플랫폼전략담당(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