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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주요 은행금융지주 4곳의 주가는 '반도체 폭풍'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6월 이후 조정장에서는 실적과 주주환원 기대감에 '자금 피난처'로 부각되기도 했다.
KB금융의 주가 상승률이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주가 상승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약한 비은행 경쟁력에 발목을 잡혀 주가 상승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2.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 은행 지수는 오히려 5.59% 상승하며 하락장 속 방어주 역할을 했다. 반도체주의 급락으로 시장 쏠림 부담이 커진 가운데, 시장 자금이 '수익성 모멘텀'을 갖춘 은행주로 몰려든 결과다.
상반기 전체 등락률로 놓고 보면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4대 금융의 지난 6개월간 주가 상승률은 평균 약 20% 수준이다. 리딩뱅크인 KB금융이 28.95%로 가장 몸값을 높게 끌어올린 가운데 신한금융(+25.06%), 하나금융(+22.7%)이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만 +3.39%로 다른 세 곳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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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은행주가 강세를 보인 배경으로는 호실적 전망과 금리 환경이 꼽힌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과 증시 호황에 힘입은 증권 계열사의 선전이 순이익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온다. 4대 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지배주주지분 기준) 합산액은 총 10조935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더해 금융지주들이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는 등 주주환원 정책에도 고삐를 당기며 시장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이 랠리에서 우리금융은 소외됐다. 증권가에서는 다른 지주사 대비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주가 정체의 요인으로 지목한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편입한 보험 자회사의 올해 순익 전망치가 전년 대비 감익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지주 수익성을 받쳐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과거 자산 성장 흐름 역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원화대출 성장률이 0.3% 역행하는 등 대출 저성장을 겪었는데, 이 누적 여파가 올해 상반기까지 경상 순이자이익 증가세를 제한할 전망이다.
다만, 장부상의 기초 체력 복원 움직임은 관측된다. 지난 1분기 세전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산 재평가를 단행해 보통주자본(CET1) 비율 버퍼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는 대기업 중심의 우량 기업 대출 성장세와 더불어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세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타 지주사 대비 환원율 총량 자체는 낮지만 고배당과 비과세 혜택을 결합한 방식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고 있다. 올해 예상 총주주환원율은 43.9% 수준이다.
문제는 공격적인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기에 자본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출 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 더해, 향후 증권·보험 자회사 추가 지분 인수 및 자본 확충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몸값을 가장 가파르게 끌어올린 KB금융의 주가 상승 동인은 안정적인 사업 다각화이다. 현재 KB금융의 연결 순영업수익 중 비은행 기여도는 41%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증시 거래대금 폭증으로 증권 자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카드 계열사 수수료 이익이 급증하며 '비이자이익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차질 없이 이어지고 있다. 2분기 기준 KB금융의 CET1 비율은 약 13.73%로 추산된다. 규제 가이드라인을 상회하는 자본력으로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예상 규모는 8300억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상반기 집행분을 더하면 연간 자사주 소각 규모만 2조원을 돌파하며,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55%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을 매섭게 뒤쫓고 있는 신한금융 역시 증권 자회사의 실적 반등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 개선과 함께 펀드 및 신탁 수수료 이익이 동반 급증하며 그룹 순수수료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수년간 주가 상단을 누르던 대규모 잠재적 과잉 물량(2019년 발행 전환우선주 전환 매물) 오버행 우려가 지난 2월 말 해소되며 수급 족쇄까지 풀어낸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규제 버퍼를 활용한 자본 재배분 전략으로 주주환원 확대를 꾀하고 있다. 구조적 외환 포지션 규제 완화 수혜로 CET1 비율을 13.43%~13.5% 수준까지 끌어올릴 전망이고, 이를 지렛대 삼아 올해 총주주환원율 50% 안착 및 연간 주당배당금(DPS) 10% 이상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서 감지된다.
하나금융의 주가 상승 요인은 은행 본업의 '마진 방어력'이다. 2분기 하나은행의 NIM은 1분기에 이어 경쟁 은행 자회사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그 결과 그룹 순이자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3% 늘어난 2조53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증권 자회사 수수료 수익 개선세와 외화환산손실 부담 감축을 통해, 차주 회생절차로 늘어난 부실 충당금 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의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하반기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해 최소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지난 5월 단행한 1조원 규모의 두나무 지분 투자 여파로 위험가중자산(RWA)가 급증한 것은 부담 요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4대 금융지주 모두 실적 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예상돼 은행주는 지금 적극 매수 시기라고 판단된다"며 "비은행 계열사 이익을 키우는 것이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과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의 주가 상승 모멘텀을 하반기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NPL 비율 상승 트렌드 등 자산 건전성 지표 관리와 환율 변동성에 따른 자본 하방 압력을 버틸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는게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