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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불장에서 소외된 바이오 상장사들이 최근 IR(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종목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기업 대다수의 주가가 하락한 만큼 투자자와 접촉하며 이른바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연초 바이오 상장사들의 신뢰 문제가 화두에 오른 터라 기업설명회를 통해 정보 공개의 창구를 늘리려는 분위기도 관측된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8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와 유사한 성격의 'R&D 데이'를 열고 개별 파이프라인 성과와 사업개발(BD) 전략을 공유했다. 지난달 국민성장펀드로부터 직접 투자를 유치하면서 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기술 투자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폐암 신약 '렉라자' 개발사로 알려진 오스코텍도 같은 날 R&D 데이를 열었고,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들 기업보다 하루 앞선 지난 7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IR에 나섰다. 지난 9일에는 신한투자증권이 대전에서 연 IR 행사에 알테오젠, 펩트론, 지투지바이오 등이 참여했고, 올릭스는 오는 14일 R&D 데이를 연다.
바이오 상장사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이런 성격의 행사가 몰린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 기업들은 투자자와의 소통 측면에서 소극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전쟁을 비롯한 외부 변수와 특정 종목으로의 수급 쏠림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문제가 없음을 증명할 유인이 생겼다.
증권사 관계자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증시 전반의 매크로 이슈 때문에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다"며 "이런 약세장에서는 펀더멘털이 주가 바닥을 받쳐주고, 향후 기술이전이나 임상시험 등에서 상방이 열린 기업들이 주목받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IR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자금 유치의 목적보다는 기업이 예상하는 향후 성과와 R&D 현황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없애려는 의도가 강한 분위기다. 앞서 삼천당제약 사태를 계기로 바이오 상장사에 대한 시장 신뢰가 훼손된 점 역시 정보 공유 성격의 IR이 이전보다 활발해진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상장사들이 대외 소통 창구를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난 분위기도 감지된다. 기술이전 성과가 쌓인 기업들은 매해 투자자를 모집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는 R&D 데이도 진행하지만, 대다수의 중소형 바이오 상장사는 증권사가 주최하는 코퍼레이트 데이(콥데이) 정도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코스닥 리서치 부문에 힘을 실으려는 증권사가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킹 성격을 지닌 콥데이도 늘어나면서 바이오 상장사가 외부와 소통할 기회가 늘어났다. 자금 조달 시 자본시장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미 증권사 출신 애널리스트나 이코노미스트를 관련 부서 담당자나 헤드로 영입한 기업도 여럿이다.
그럼에도 바이오 업종의 전반적인 주가 부진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긍정적인 기술이전, 자금 조달 등이 여러 건 성사됐지만, 업종 전반의 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고 해당 이벤트가 발생한 개별 기업의 주가마저 일시적으로 오르내리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기업은 물론 증권가에서도 바이오 업종의 반등 시기를 예상하기조차 어려워하는 분위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미국 정보기술(IT) 버블 때에 비춰보면 버블이 최고점에 다다랐을 때 마지막으로 주가가 축포를 터뜨렸던 업종이 바이오"라고 했다. 이어 "바이오의 경우 최근의 주가 부진으로 되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만큼, IR을 통한 소통 강화, R&D 성과를 쌓는다면 투자 매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