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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포스코홀딩스의 상장 자회사 지분 최적화 방침이 정작 해당 자회사들의 주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 자원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지주사 저평가(할인)를 개선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지분을 파는 대상인 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DX 기업가치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초 상장 자회사 지분을 50%까지 최적화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 상장사 지분의 현재 가치 기준 약 3.6조원 안팎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홀딩스는 확보한 자금의 90%를 리튬 등 전략자원 투자에, 10%를 자사주 매입·소각에 배정하겠단 구상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자 자회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발표 전날인 지난 1일 대비 10일 종가 기준 퓨처엠은 10% 하락한 15만1800원, 포스코DX는 11% 내린 2만200원, 인터내셔널은 4% 하락한 4만9500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도 곧바로 계열사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LS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포스코퓨처엠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각각 48%, 28% 하향 조정했고, 신한투자증권은 인터내셔널 목표주가를 약 17% 낮췄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가 2027년 말까지 8.2%포인트의 퓨처엠 지분을매각하면 중단기 오버행 이슈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의 매각 대상에 주력 계열사인 퓨처엠이 포함된 점을 두고 증권가에선 예상하지 못했단 반응이 쏟아졌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상장 자회사 지분 유동화는 홀딩스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축소 및 기업가치 제고 활동의 일환"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다만 지난해 7월 유상증자에 5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지 불과 1년만에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탓에 투자자들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 내 전략적 판단이 있겠지만 증자를 한 지 1년 만에 지분 매각을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며 "지분 매각의 배경과 그룹 차원의 자본 배분 계획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홀딩스가 핵심 자회사로 꼽히던 퓨처엠의 지분 매각을 매각을 추진하면서,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2차전지'에 대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자원' 중심으로 무게추가 옮겨가는 과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국내 한 증권사 2차전지 담당 연구원은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장인화 회장이 양극재·음극재보다 자원을 더 강조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지분을 매각해도 (퓨처엠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하겠지만 중요 자회사 지분을 파는 것은 쉽게 납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도 "어느 정도까지는 자본 확충이 더 들어갈 수 있는 회사인데, 지분을 샀다가(지난해 유상증자 참여) 다시 파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양·음극재 사업을 키우려면 투자가 더 필요한 상황에서 지분을 파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홀딩스의 지분 매각 발표는 올해 들어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세 곳의 계열사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지분 매각 완료를 목표로 한 내년 말까지 오버행 이슈가 지속할 여지가 남아있다.
인터내셔널은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지난 5월 고점(9만1200원) 대비 절반 수준인 4만9000원 수준까지 밀린 상태다. 퓨처엠 역시 음극재 수출 기대감에 상승흐름을 탔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고점(29만9500원) 대비 절반 수준인 15만1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현재 홀딩스의 지분율은 퓨처엠 58.18%, 인터내셔널 70.71%, DX 65.38%다. 이를 50% 수준까지 낮추면 매각 규모는 현재 시총 기준 퓨처엠 8.18%(약 1조1000억원), 인터내셔널 20%(약 2조3000억원), DX 15.38%(약 3000억원)로, 합산 시 3조6000억원 안팎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인터내셔널은 유통주식 비율이 26%로 낮기 때문에 대규모 매물이 나오면 수급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홀딩스 측은 "상장 자회사는 전문·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실질 유통주식 비율 확대로 MSCI 등 글로벌 지수 내 비중 증가 등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며 "자회사의 적정 시장가치를 재평가받는 계기로 활용할 계획이고, 유동화 실행은 시장 영향과 투자자 수요를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신용평가사들은 홀딩스의 지분 매각 추진이 퓨처엠의 신용도와 그룹의 지원 의지를 의심할만한 사안까진 아니라는 판단이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지주사가 과반 지분을 유지하는 상장사인 만큼 일부 지분을 유동화하는 정도로는 계열 지원 의지가 약해졌다고 보지 않는다"며 "경영권을 내놓는 수준이 돼야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퓨처엠이 투자 자금이 필요해 증자에 나설 경우에도 그룹이 유사시 지원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매각 방식으로는 주가수익스와프(PRS)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PRS는 계열사 주식을 증권사에 이전해 현금을 조달하되 정산 시점 주가가 최초 기준가보다 낮으면 그 손실분을 원보유 기업이 현금으로 보전하는 구조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홀딩스가 부담을 지게 된다. 이에 대해 홀딩스 측은 "구체적인 지분 매각 방식은 상세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