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힘주는 국민성장펀드 운용사…기본 2배 펀딩에 병행펀드 출자 요구도
입력 2026.07.20 07:00

국민성장펀드 GP 선정 완료…연내 펀드 결성 예정
금융사 출자 의향 몰려들며 결성 목표 2배로 상향
최대 한도 이상 조달하려 병행펀드 결성 나서기도
'LP 가려받기' '빈익빈부익부' 이미지 생길까 경계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민성장펀드 정책성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펀드 결성 국면에 접어들었다. 민관이 모두 주목하는 만큼 펀드 결성이 순항할 것으로 점쳐졌는데 실제 열기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대부분 운용사(GP)가 당초 결성 목표의 2배로 펀드를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일부는 한도 이상의 자금을 모으기 위해 별도 펀드를 조성하는 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국민성장펀드 관련 실적을 쌓아야 하는 민간 출자자(LP)들이 몸이 달았는데 선정된 GP들은 느긋한 분위기다. GP-LP간 역학관계가 일시적으로 뒤집힌 모양새다.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자금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와 민간 출자 시장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국민성장펀드(간접투자분야) 정책성펀드 2차 자펀드 위탁운용사 7곳을 최종 선정했다. 지난 5월 1차 선정 운용사 11곳을 포함해 총 18곳이 국민성장펀드의 선택을 받았다. 1차 사업 7.4대 1, 2차 사업 9.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 각 운용사들은 올해 말까지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한 해의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내 펀드 결성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수년간은 펀드 출자 시장이 위축됐던 터라 기한 내 펀드를 만들지 못한 곳이 적지 않았다. 펀드 결성 시한을 늘리거나, GP가 출자금을 낸 것으로 간주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기한 안에 무난히 펀드들이 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결성 시한이 채 반년도 남지 않은 2차 운용사들도 여유로운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목표액 40~60%을 정책 출자금이 책임지는 구조라 민간 자금 매칭 부담이 작다.

    민간 출자자도 국민성장펀드 출자를 최우선시하고 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생산적금융도 중요 과제지만 국민성장펀드는 정부 평가와 직결되는 정책사업이라 우선순위가 더욱 높다. 보통의 출자사업보다 위험가중치가 낮게 적용되는 장점도 있다. 금융사가 적극 출자에 나서며 각 운용사의 목표액도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각 펀드별 결성 목표는 750억~5000억원으로 설정돼 있다. 최종 결성 규모(Hard-Cap)는 이 목표의 2배를 넘을 수 없다. 민간 LP 모집 시 과도한 경합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한을 둔 것인데, 이미 대부분의 운용사가 2배 이상의 출자 의향을 확인했다. 일부 인기 리그엔 4~5배에 이르는 출자 의향이 몰렸다.

    이에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설정 목표의 2배 규모로 펀드를 결성하는 안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공식적인 출자확약(LOC) 역시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다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상 운용사들은 출자금을 한 푼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LP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출자자를 선별하거나 기관별 배정 규모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하드캡만큼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목표인데 구두상으로 밝힌 출자 의향상으로는 이미 목표를 넘어섰다"며 "LOC를 끊어주는 만큼 출자금이 배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처음 예상했던 것처럼 무난히 하드캡을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LOC를 끊어주겠다는 제안을 많이 받았는데 기존에 관계가 있는 LP나 출자 규모가 큰 곳에 우선순위를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도 LOC를 확보하기 수월한 상황이다. 국민성장펀드가 언제까지 영향력을 미칠지, 향후 투자 및 회수 성과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요소가 많지만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기류가 강하다. 일각에선 결성 한도 이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한 운용사는 금융사에 펀드 출자자로 넣어줄 테니 별도로 결성하는 병행펀드에도 출자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성장펀드 출자를 원하는 금융사들의 수요를 활용해 펀드 규모를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산업은행이 제동을 걸었고, 이 운용사 역시 결성 목표의 2배로 펀드를 조성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각에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언제든 출자 시장이 경색될 수 있기 때문에 출자를 가려받는다는 인상을 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국민성장펀드의 선택을 받은 운용사와 그렇지 않은 곳 사이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부각되는 것도 부담스럽다 보니 표정관리를 하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가 영원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다음에 출자 시장이 침체될 때도 대비해야 한다"며 "금융사들의 출자 분위기가 좋긴 하지만 되도록 기존의 자금 모집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