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해진' 기술평가 통과율…주관사별 대응력 시험대
입력 2026.07.21 07:00

기술특례 심사 '보수 모드'에 기평 통과율 50%대로 하락
코스피 대형 딜 막히자 코스닥 기술기업으로 몰리는 證
"통과율이 곧 평판…심사 대응력이 하우스 영업력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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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기술평가 통과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정부의 '투자자 보호' 기조 강화와 한국거래소의 기술특례상장 심사 보수화가 맞물리면서 기술평가기관들도 기술평가를 이전보다 더 엄격하게 진행하는 분위기다. 특정 주관사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술특례 IPO 시장 전반의 심사 눈높이가 높아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IPO 하우스들의 기술평가 통과율은 예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60% 안팎을 보이던 통과율이 최근에는 50% 안팎으로 내려왔고, 일부 하우스의 경우 30%대 수준까지 밀린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평가는 기술특례상장 과정에서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두 곳의 외부 전문평가기관이 기업의 기술성과 사업성을 평가하는 절차다. 두 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기술평가 기관들이 보수적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투자자 보호를 앞세운 거래소의 심사 강화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파두 사태' 등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실적 논란이 이어지며 기술특례 IPO 전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고, 최근에는 상장 후 매출 추정의 현실성과 사업계획의 구체성을 이전보다 엄격하게 따지는 분위기가 굳어졌다. 

    기술평가 기관 입장에서도 평가를 통과시킨 기업이 거래소 예심에서 제동이 걸릴 경우 평가 신뢰도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술평가 단계부터 거래소가 문제 삼을 수 있는 요소를 선제적으로 걸러내려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주관사가 해당 기업의 기술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미래 성장성과 재무 추정의 근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지가 기술평가 통과 가능성을 가르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난도가 높아지며 주관사의 고충도 커졌지만, 동시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 대형 딜은 이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나오며 예전만큼 쉽게 나오기 어려워졌다.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 추진이 주춤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실적을 쌓을 수 있는 영역은 자연스럽게 코스닥 기술기업으로 좁혀지고 있다. 기술평가 문턱은 높아졌지만, 기술특례 딜을 확보하지 못하면 IPO 파이프라인 자체가 얇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흐름도 이를 보여준다. 기술특례 등 특례상장 기업은 10개사로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전체 신규 상장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8%로 확대됐다. 전체 상장 건수가 줄어든 가운데 성장성 중심 기업의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셈이다. 주관사 입장에서는 기술특례 심사 대응력이 곧 IPO 영업력으로 연결되는 국면이다.

    또 기술특례상장 딜은 단순 주관 수수료에 그치지 않는다. 프리IPO 투자, 모험자본 공급, 상장 후 후속 자금조달 등 향후 IB 사업 기반과도 연결될 수 있다. 기술기업을 조기에 발굴해 투자와 상장 주관까지 이어가는 구조가 중요해질수록, 기술특례 심사 대응력은 하우스 전체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주관사의 실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랙 레코드를 관리하며 평판을 유지해야 하는 동시에, 주관사 본연의 상장 역량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상장 서류를 준비하는 수준을 넘어 리서치, 산업 커버리지, 회계·법률 검토, 밸류에이션, 투자자 커뮤니케이션까지 연계해 발행사와 심사기관의 눈높이를 동시에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IPO 실무자는 "코스피 대형 딜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결국 코스닥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채워야 하는 만큼, 기술특례상장 시장은 주관사 간 주요 경쟁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며 "기술평가 통과율이 눈에 띄게 낮아지면 발행사 업계에서 해당 하우스의 역량에 대한 말이 나와 한 번 심사를 청구하더라도 하우스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