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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맥쿼리자산운용의 가비아 공개매수가 가격을 넘어 절차의 시험대로 옮겨가고 있다. 시가보다 40%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가비아 지분 38.5%를 보유한 미리캐피털과 얼라인파트너스가 각각 가격과 의사결정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가비아 이사회가 독립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거래 조건을 검증할지가 향후 쟁점으로 떠올랐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의 투자목적회사(SPC)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일부터 오는 9월17일까지 가비아 주식을 주당 4만8000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최소 매수 예정 수량은 326만7629주, 최대 수량은 980만5505주로 발행주식총수의 24.3~73.1%다.
공개매수가는 공고 전 거래일 종가 3만3900원보다 41.6% 높다.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가 김홍국 가비아 공동대표 등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경영권 지분 327만248주의 주당 가격도 4만8000원으로 같다.
김 대표 측은 지분 매각대금 중 세금을 제외한 상당액을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에 재투자하고 맥쿼리 측과 함께 가비아 경영에 계속 참여할 예정이다. 맥쿼리 측은 공개매수 등을 통해 가비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는 목표다.
거래 측은 최대주주와 일반주주에게 동일한 가격을 적용했고 시장가격보다 상당한 프리미엄을 얹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주요 주주들은 가비아의 성장 가능성과 자회사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가격이라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지분 24.2%를 보유한 미리캐피털은 현재 공개매수가가 가비아의 2027년과 2028년 예상 실적 기준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의 각각 8.5배와 6.4배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비교기업 멀티플 하단인 12배를 적용하면 적정 가격이 주당 6만6200원 이상이라는 주장이다. 다른 잠재적 인수 후보의 경쟁 참여와 케이아이엔엑스 일반주주 보호 방안도 요구했다.
지분 14.29%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는 가격보다 거래 절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대주주가 매각대금을 인수법인에 재투자해 경영에 남는 만큼 일반주주와의 이해상충 가능성을 이사회가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얼라인은 가비아 이사회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사외이사 중심의 특별위원회 구성과 외부 전문가를 통한 가치평가, 잠재 인수후보 탐색, 맥쿼리 측과의 가격 인상 협상 등을 요구했다. 이달 말까지 공개적인 답변이 없으면 상법과 자본시장법상 후속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두 주요 주주의 반발이 곧바로 경영권 인수 무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개매수 최소조건이 최대주주 측 지분과 합쳐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도록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가비아의 발행주식총수 1342만684주에서 자기주식 34만4931주를 제외하면 의결권 있는 주식은 1307만5753주다. 최대주주 측으로부터 인수하는 327만248주와 공개매수 최소 물량 326만7629주를 합하면 653만7877주다.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 수량과 일치한다.
미리캐피털과 얼라인이 모두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공개매수 대상은 발행주식의 약 34.6%다. 이 가운데 약 70%가 응모하면 최소조건인 24.3%를 채울 수 있다. 주요 주주의 참여 없이도 거래가 자동으로 무산되는 구조는 아니지만 일반주주의 높은 청약률이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소 매수 수량은 최대주주 측 인수 지분과 합쳐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는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며 "미리캐피털과 얼라인이 응하지 않더라도 일반주주 청약만으로 최소조건을 채울 수 있지만, 완전자회사화와 상장폐지까지는 추가적인 지분 정리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쟁점은 가비아 이사회의 대응이다. 개정 상법은 이사에게 회사와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와 전체 주주에 대한 공평대우 의무를 부과한다. 법무부도 지난 2월 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에서 독립적인 특별위원회 구성과 외부 전문가의 가격 검증, 이사회의 의견 표명 등을 권고했다.
법무부 가이드라인은 공개매수 후 주식교환 등을 거쳐 상장폐지하는 거래를 '폐쇄기업화'로 분류한다. 맥쿼리 측이 자진 상장폐지와 완전자회사화를 목적으로 명시한 만큼 이번 거래도 해당 유형에는 부합한다. 다만 최대주주 재투자를 근거로 이를 '지배주주 주도형' 거래로 규정한 것은 얼라인 측의 평가다.
시장에서는 가비아 이사회가 공개매수 조건과 이해상충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법무부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사의 의무 위반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번 거래의 1차 성패는 일반주주가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공개매수 물량을 채워줄지에 달렸다. 이후 완전자회사화와 상장폐지의 정당성은 가비아 이사회가 가격과 절차를 얼마나 독립적으로 검증했는지가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