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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OLED 소재업체 에스에프씨(SFC)가 조만간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주력 사업 관련 LG화학과 벌여온 소송전에서 패소한 것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모인다.
별도의 손해배상·생산금지 소송도 진행되고 있어 특허 분쟁이 상장 심사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거래소는 소송 결과가 관련 제품의 생산·판매와 영업 안정성에 미칠 영향을 질적 심사에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FC는 이달 중 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앞서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는 증권사들이 대부분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제시했지만, 예심 청수를 앞둔 현 시점에서는 1조원 아래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SFC가 예정대로 예심을 청구하면 소노인터내셔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코스피 신규 상장 예심을 청구하는 기업이 된다. 올해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시가총액 조 단위의 대형 신규 상장 후보가 드물었던 만큼 시장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SFC는 OLED 패널의 청색 발광 소재에 들어가는 호스트와 도판트 등을 생산한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 호도가야화학이 올해 3월 말 기준 지분 52.9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29.56%, 김용관 대표가 7.40%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심사의 변수는 LG화학과 벌이고 있는 특허 분쟁이다. 대법원 2부는 지난 5월 14일 SFC가 LG화학을 상대로 낸 특허 등록무효 사건에서 SFC의 청구를 기각한 특허법원 판결을 확정했다.
문제가 된 특허는 LG화학이 보유한 '전자적 응용을 위한 중수소화된 화합물' 관련 기술이다. OLED 소재에 사용되는 화합물의 수소를 중수소로 바꿔 발광 효율과 수명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LG화학은 2019년 미국 화학회사 듀폰으로부터 해당 특허를 사들였다.
SFC는 LG화학이 정정한 특허발명이 먼저 출원된 발명과 실질적으로 같고 기존 기술보다 진보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에 이어 대법원도 SFC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LG화학의 정정발명이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고 선출원 발명과 실질적으로 다르며 진보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SFC 제품의 특허침해가 확정된 것은 아니나, LG화학 특허의 유효성을 다투며 별도 민사소송에 대응할 여지가 좁아졌다는 평이다.
LG화학은 2024년 SFC를 상대로 수백억원대 손해배상과 함께 문제가 된 제품의 생산·판매 금지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민사재판에서는 SFC 제품이 LG화학 특허의 권리 범위에 포함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특허 관련 소송은 거래소의 질적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상장 심사에서는 매출과 이익, 자기자본 등 형식적 요건뿐 아니라 기업의 계속성, 경영 안정성, 투자자 보호 등을 함께 살핀다. 손해배상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뿐 아니라 생산·판매 금지 가능성이 핵심 사업의 지속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SFC의 높은 삼성디스플레이 매출 의존도도 거래소가 살펴볼 대목이다. 2025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SFC 매출은 1608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올린 매출이 1215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75.5% 수준이다. 호도가야화학 매출 152억원까지 합하면 두 주요 고객에 대한 매출 비중은 약 85%에 달한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소송 대상 제품이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되는 제품과 겹치는지, 해당 제품이 SFC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판매 금지 결정이 내려질 경우 대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지와 고객사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하는지도 심사 쟁점이 될 수 있다.
수익성이 낮아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 SFC의 2025회계연도 매출은 전년보다 1.7% 증가한 160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28.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9.3%에서 13.5%로 낮아졌다. 소송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실적과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을 거래소에 충분히 소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상장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대상 제품이 회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판매금지 가능성, 대체 기술 보유 여부 등에 따라 질적 심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