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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현대차·LG그룹이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았다는 점은 같지만 셈법은 다르다. 각 그룹이 보유한 산업 기반과 기술 역량에 따라 투자 방식과 상용화 경로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삼성그룹은 그룹 계열사 역량을 결집해 로봇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삼성SDI의 휴머노이드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 삼성전기의 카메라·센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등 기존 하드웨어(HW) 기술을 로봇에 접목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향후 로봇용 AI 연산 및 메모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이 경쟁사 대비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24년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 이후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며 R&D에 속도를 냈지만, HW 설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기반 자율제어 등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태문 대표이사 직속으로 RX(로보틱스 경험) 사업추진실을 신설하는 등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뒤 로봇사업팀으로 확대했지만, 로봇 '봇핏'과 '볼리'의 상용화가 지연되면서 2024년 조직을 해체·재편했다. 이후 설립한 미래로봇추진단이 대표 직속 조직으로 위상이 높아진 셈이다.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AI 자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M&A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국내 경쟁력 있는 기업과의 협력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국내 업체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필요시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나 M&A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기업 중 로봇 사업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의 강점은 로봇 개발부터 실증,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계열사로 보유한 데다 완성차 생산공장이라는 실증 환경까지 갖췄다. 아울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과 연계해 제조·물류 전반으로 로봇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대차는 실제 생산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해 휴머노이드의 자율성과 작업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투입해 설비 점검과 안전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제조 공정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강현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사장은 지난 7일 현대자동차그룹 상생협약 체결식에서 "2028년부터 2030년 사이에 본격적인 (로봇)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 말했다.
다만 AI 반도체와 전자부품 계열사를 보유한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AI 인프라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는 엔비디아, 구글 딥마인드 등과 협력을 확대하며 AI 역량을 보완하고 있다.
LG그룹은 전반적인 로봇 생태계를 확보해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계열사별로 하드웨어 제조부터 AI 모델과 센서, 배터리, 디스플레이, 통신 등 핵심 요소를 확보해 피지컬 AI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LG AI연구원은 자체 모델인 '엑사원' 기반으로 피지컬 AI 역량을 키우고 있고, LG CNS는 로봇 학습·운영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과 별개로 액추에이터, 감속기 등 핵심 부품 내재화를 병행하고 있다.
로봇 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얼마나 강하게 육성할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경쟁사와 같은 수준의 대규모 투자와 사업 추진이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내부적으로는 피지컬 AI 경쟁에서 밀릴 경우 그룹의 성장 동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M증권은 "(LG그룹은) 하드웨어 제조, AI 모델 설계, 센싱 기술, 학습·제어 플랫폼 등 피지컬 AI 밸류체인 등을 기반으로 로봇 상용화가 가시화하면서 성장성이 가속화 될 것"이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