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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사진=미래에셋증권, 그래픽=윤수민 기자)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 리테일(소매금융) 자산 1000조원, 운용사 운용자산(AUM) 2200조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500조원의 시대가 열렸다. 알파(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를 원하는 시중 자금의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산다는 추종매매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왜 투자해야 하는지 길잡이를 해줘야 하는 자산관리(WM) 사업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인베스트조선은 주요 증권사 WM 리더들을 만나 시장 전망과 영업 전략을 들어봤다.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가 하루 간격으로 번갈아 발동할 만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산가들의 투자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이 출렁일수록 단기 대응보다 장기적인 자산배분 원칙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김화중 미래에셋증권 PWM(Private Wealth Management)부문 대표는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단기적인 등락보다 자산배분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변동성은 자본시장에서 반복되는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변동성 자체보다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고 긴 호흡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이 같은 조정장이 증권사 WM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봤다. 하락장에서는 대부분의 자산이 함께 조정을 받는 만큼, 결국 상승장에서 얼마나 충분한 성과를 냈는지가 고객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올라갈 때 충분히 벌지 못하고 빠질 때는 남들과 같이 빠지는 경험을 한 고객들이 가장 크게 실망한다."
김 대표는 시장을 읽는 통찰과 투자 아이디어가 결국 WM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고객들은 여러 증권사를 이용하지만 가장 신뢰하는 메인 WM은 따로 있다. 상승장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자리를 다른 하우스에 내줄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초고액자산가들이 한 증권사에만 자산을 맡기는 시대는 아니라고 말했다. 투자 성격과 자산군에 따라 여러 증권사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가장 많은 자산을 맡기는 '메인 WM'은 따로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고객 자산의 절반 이상을 맡는 '메인 하우스'가 되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김 대표는 "결국 고객 지갑의 50~60% 정도를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며 "메인 하우스가 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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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메인 WM 경쟁에서 결국 고객의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통찰'이라고 봤다. 세무·상속 등 비금융 서비스가 WM의 기본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자산에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증권사마다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결국 어떤 시장을 보고 어떤 자산을 추천하느냐가 고객의 신뢰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오래전부터 '혁신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철학 아래 채권보다 혁신기업 주식 투자를 강조해왔다. 김 대표 역시 최근 몇 년간 혁신기업에 투자한 고객들의 자산 증식 속도가 가장 빨랐다고 평가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투자만으로도 상당한 부를 축적한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채권이 자산배분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했고, 오히려 혁신기업에 투자한 고객들의 자산 증식이 훨씬 빨랐다. 제대로 혁신기업에 투자한 분들은 자산이 10배 이상 늘어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은 기본적으로 주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하우스"라며 "한동안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봤지만 최근에는 중국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며 "ETF는 개별 종목의 위험을 줄이면서 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 혁신기업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투자 전략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시장 환경과 고객들의 요구가 달라지면서 WM의 역할 자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처럼 투자 패러다임이 고도화되는 만큼, 국내 WM 시장도 상품 판매 중심에서 종합 자산관리로 빠르게 전환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증권사 WM이 브로커리지의 연장선으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고객의 자산 전반을 함께 설계하는 역할로 진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투자 상품을 추천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부터 함께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WM의 역할이라고 봤다.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과 세무, 상속, 가업승계까지 서로 다른 영역을 연결해 종합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직 국내 WM 시장은 이런 수준에 완전히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부동산 자문과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전문성을 갖춘 조직과 자문 역량은 여전히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서비스를 모두가 한다고 말하지만, 전문성 있는 WM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어드바이저리 조직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앞으로 WM의 경쟁력은 단순히 자산을 잘 운용하는 능력이 아니라, 고객이 마주하는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WM은 자산을 운용하는 매니저를 넘어 고객의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바라보고 해결하는 역할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PWM 출범 1년을 맞은 김 대표의 목표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주식 투자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를 넘어,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VIP 서비스를 선도하는 자산관리 하우스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투자 역량과 프라이빗 투자 기회, 글로벌 네트워크, 비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차별화된 VIP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높은 수익률을 넘어 고객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와 사업 네트워크까지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 WM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부유층 고객들은 프라이빗한 투자 기회뿐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까지 기대한다. 상품 소싱부터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미래에셋만의 차별화된 자산관리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자산관리 측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올라가는 것도 변동성이고 내려가는 것도 변동성이다. 최근 증시가 빠른 속도로 상승했던 만큼 조정이 나타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상황은 아니다. 주식이나 특정 업종에 자산이 과도하게 집중됐거나 레버리지를 크게 활용한 투자자들에게는 괴로운 시장일 수 있다. 다만 자산관리 관점에서는 시장 변동성을 전제로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고 긴 호흡으로 대응해야 한다."
-변동성 장세에서 WM의 경쟁력은 어떻게 드러나나.
"고객들이 가장 실망하는 순간은 올라갈 때 충분히 벌지 못하고, 빠질 때는 남들과 같이 빠졌을 때다. 상승장에서 자산이 의미 있게 늘었다면 조정장에서 일부 하락하더라도 고객들이 다음 기회를 기대하며 기다린다. 반면 상승장에서는 제한적으로 오르고 하락장에서는 비슷한 폭으로 빠지면 자산관리를 맡긴 의미가 없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을 어떻게 읽고 어떤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증권사 간 WM 경쟁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나.
"고액자산가들은 대부분 한 증권사만 이용하지 않는다. 주식이나 ETF는 어느 증권사에서 거래해도 큰 차이가 없지만, 프라이빗 상품과 투자 기회를 소싱하는 역량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고객들도 각 증권사가 잘하는 영역을 알고 있어 자산을 여러 곳에 나눠 맡긴다.
중요한 것은 그 가운데 '메인 하우스'가 되는 것이다. 고객이 5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전부를 맡는 것이 아니라 300억원 이상, 즉 고객 지갑의 50~60% 정도를 가져오는 것이 목표다. 어떤 투자 사이클에서는 미래에셋이 잘할 수 있고 다른 사이클에서는 다른 증권사가 잘할 수 있다. 결국 다음 시장에서도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메인 WM 자리를 지켜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이 WM 경쟁에서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
"미래에셋은 자산운용사에서 출발한 회사이고, '혁신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투자 철학이 분명하다. 혁신과 성장이 나타나는 곳이라면 국가를 가리지 않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자산보다 주식에 조금 더 방점을 찍어온 것도 이런 철학의 연장선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한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채권이 기대했던 자산배분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했다. 반면 혁신기업에 제대로 투자한 고객들은 자산이 10배 이상 늘어난 사례도 있었다. 최근 몇 년은 결과적으로 혁신기업 주식에 투자한 고객들의 자산 증식 속도가 훨씬 빨랐던 시기라고 본다."
-현재 주목하고 있는 시장과 투자 수단은 무엇인가.
"미래에셋은 기본적으로 주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하우스다. 한동안은 미국을 많이 봤고 최근에는 중국도 조금 더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있다면 당연히 주목해야 한다. 국적이 아니라 혁신이 어디서 일어나느냐가 중요하다.
개별 주식은 경영진의 판단이나 기업 전략에 따라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성장 산업이나 혁신기업을 묶어 투자하는 ETF를 좋은 수단으로 보고 있다. 개별 기업의 위험을 분산하면서도 장기적으로 혁신 산업의 성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시장의 단기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랫동안 투자에 머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WM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나.
"과거 증권사 WM은 브로커리지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컸다. 좋은 종목을 알려주고 투자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들의 투자 지식 수준이 높아졌고,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필요한 정보도 빠르게 얻을 수 있다. 단순한 정보 전달형 PB의 역할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으로 WM은 고객이 지금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고객의 자산이 한 투자 사이클을 거치며 50억원에서 150억원, 200억원으로 늘었다면 다음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먼저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과 세무, 상속, 가업승계까지 고객이 마주한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바라보는 것이 진정한 자산관리라고 생각한다."
-국내 WM 시장의 종합 자산관리 역량은 어느 단계까지 왔다고 보나.
"국내 WM 시장은 상품 판매 중심에서 종합 자산관리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부동산 자문과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이런 변화의 일환이다.
앞으로는 전문성 있는 WM과 이를 지원하는 어드바이저리 조직을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다른 문제다. 투자와 세무, 부동산, 상속, 가업승계 등을 연결해 고객의 삶 전반을 함께 설계하는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PWM 출범 1년을 맞았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미래에셋은 주식 투자와 글로벌 자산 발굴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앞으로는 이런 투자 역량에 프라이빗 상품과 글로벌 네트워크, 비금융 서비스를 결합해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VIP 서비스를 선도하는 자산관리 하우스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부유층 고객들은 수익률만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고객이나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투자 기회를 얻는 것까지 기대한다. 이런 서비스는 PWM 조직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의 상품 소싱 부서와 글로벌 조직, IB와 어드바이저리 조직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미래에셋만이 제공할 수 있는 프라이빗 투자 기회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의 역할이다."
▲김화중 미래에셋증권 PWM 부문 대표 약력 : 1978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재무관리학 석사. 2004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사. 2008년 홍콩계 헤지펀드 근무. 2011년 미래에셋증권 입사. 현 미래에셋증권 PWM 부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