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에 물류센터 투자 '급제동'…국내 연기금·공제회 "당분간 안본다"
입력 2026.07.24 07:00

외국계는 대규모 투자…국내 연기금·공제회 관망
CBRE IM·평택 신세계 HUB 등 대형 딜 영향 촉각
보험료 오르면 NOI 줄어…밸류 최대 수백억 감소
"투심위 통과 조건 빡빡해"…국내 투자심리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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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가 국내 물류센터 투자시장의 판을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거래를 이어가는 반면,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주요 기관투자가(LP)들은 당분간 물류센터 신규 투자를 보수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물류센터 매각전이 잇따르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화재가 현재 진행 중인 거래의 가격 협상과 투자 일정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CBRE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CBRE IM)의 수도권 물류센터 5곳, 퍼시픽자산운용의 평택 신세계 HUB 물류센터, 켄달스퀘어자산운용의 평택 로지스틱스 파크 등 대형 거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각각 와이드크릭자산운용·하인즈(Hines), KKR, 삼성SRA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와 조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KB자산운용의 로지스포인트 평택, 신세계 계열사가 임차한 군포허브, 용인 포곡 스마트 물류센터 부지 등도 시장에서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화재를 개별 자산의 사고가 아니라 물류센터 자산군 전반의 리스크를 다시 평가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LP들은 당장 거래를 중단하기보다 신규 투자와 출자를 늦추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 LP 관계자는 "최근까지 국내 물류센터 거래는 외국계 자본이 시장을 주도했고 국내 LP들도 일부 참여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번 사고 이후에는 '당분간 물류센터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며 "최소 1년 정도는 연기금과 공제회가 신규 투자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험 조건 변화 역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변수다. 보험료가 오르면 순영업소득(NOI)이 감소하고 이는 곧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물류센터 평균 캡레이트 5.2%를 적용하면, 연간 보험료가 10억원 증가할 경우 자산가치는 약 192억원 감소한다. 담보인정비율(LTV) 60%를 적용하면 대출여력도 약 115억원 줄어든다.

    보험료 인상과 함께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캡레이트)까지 상승하면 가격 조정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NOI는 줄고 캡레이트는 높아지는 '이중 압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주단이 담보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하거나 LTV를 낮출 경우 매수자가 투입해야 하는 자기자본도 늘어난다.

    최근 발생한 쿠팡 인천 제32물류센터 화재는 연면적 약 29만9000㎡ 규모로, 건물과 재고를 포함한 수천억원대 손실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험료와 자기부담금, 언더라이팅(인수 심사) 기준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대형 물류센터 보험은 여러 손해보험사와 국내외 재보험사가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인 만큼, 대규모 보험금 지급 사례는 향후 보험 조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쿠팡, 신세계, CJ 등 대형 임차인의 신용도와 장기 마스터리스 계약 여부가 물류센터 가치의 핵심 판단 기준이었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서는 앞으로 보험 갱신 조건, 화재 대응 설비, 자동화 시설 안전성까지 가격 협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진 임대료와 공실률을 먼저 봤다면 이제는 보험 갱신 조건과 화재 리스크를 확인해야 투심위를 통과할 수 있다"며 "국내 LP들이 한발 물러선 사이 자금 운용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외국계 투자자들이 시장을 선점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