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들리자 또 ‘공매도 금지’ 요구…코스닥·리츠까지 가세
입력 2026.07.24 07:00

국민청원·리츠협회 건의서 '공매도 제외' 요청
"과거 전면 금지는 금융위기…지금과 원인 달라"
MSCI 편입 과제 겹쳐 당국 '신중'…실효성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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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반복돼 온 공매도 규제 요구가 이번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과 상장리츠(REITs)를 공매도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건의가 국회와 금융당국에 잇따라 제기됐다. 다만 공매도 제한의 시장 안정 효과가 불분명하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과제까지 걸려 있어 당국이 실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코스닥 공매도 한시적 정지 촉구에 관한 청원'이 22일 등록됐다. 국회는 요건 검토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같은 날 한국리츠협회도 상장리츠를 공매도 가능 증권 범위에서 제외해달라는 건의안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정지해달라고 요구한 청원인은 올해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 대부분을 외국인이 차지한 점을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며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기존 15조6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으로 급감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청원인은 "코스닥 부진은 개별 악재가 아니라 수급의 악순환이 만든 결과"라며 "레버리지 쏠림으로 호가가 얇아져 있고, 외국인에게 유리한 공매도가 이 얇은 호가를 무너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스닥 전 종목의 공매도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정지하고, 정지 기간 중 금융당국이 공매도 수급구조 실태를 전면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리츠협회는 리츠에 대한 공매도 압력이 크다는 점을 호소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7일 기준 공매도 비중 상위 50개 종목 중 9개가 리츠다. 4월 말에 지정된 공매도 과열종목 14개 중 7개 종목이 리츠인 점도 짚었다.

    협회는 "실적과 무관한 공매도발 수급 왜곡이 순자산가치, 배당수익률에 연동되는 배당형 상품 본연의 가격 결정 기능을 왜곡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면 제외가 어려운 경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 강화, 공매도 비중 상한 설정 등 단계적 조치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정서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공매도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한시적 금지 요구가 뒤따르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정부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중지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세계적인 금융 위기 속에서 주요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제한했던 때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이었다. 2023년에는 제도 개선을 앞두고 한시적으로 중지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시장은 대내외 복합위기로 지수 자체가 단기간 급락한 국면이었던 과거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 약세는 반도체 쏠림에 따른 영향, 리츠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공매도 정지'라는 처방이 들어맞을지는 의문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0여 년간 이어진 공매도 논란에도 국내외 학계에서 공매도와 주가 하락 간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확인된 바 없다"며 "공매도를 탓하기 전에 펀더멘털을 먼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중지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은 낮다는 분위기다. 더욱이 한국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를 전면 재개방하고, 관련 규제를 합리화하겠다는 과제를 추진 중이다. 공매도 접근성을 후퇴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23년 전면 금지 조치 당시 금융위기 국면이 아님에도 시행했다는 이유로 MSCI 평가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의 높은 규제 강도가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매도를 금지하면 이 같은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비중이 30~40% 이상인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우리는 공매도 비중이 5% 미만으로 현저히 낮은데, 공매도 금지가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