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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의 제3자 승계 활성화에 나섰지만,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실제 지분 매각을 가로막는 세제상 걸림돌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장·토지 등의 비중이 높은 장수 제조기업들은 부동산 과다법인으로 분류돼 매각 시 세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후계자가 없어 매각을 검토하던 오너가 세무 검토 후 거래를 보류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기술보증기금과 회계법인, M&A 자문사 관계자 등을 불러 승계형 M&A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후계자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을 제3자가 인수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장 상황과 제도적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한 자리다.
중소기업 경영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정부는 제3자 M&A를 승계의 한 방식으로 인정하고 관련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국회에 발의된 중소기업 승계 촉진 특별법안에는 기업승계 지원센터와 M&A 플랫폼 설치, 정책금융 및 보증 우대, 실사·중개·자문 비용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논의되는 대책이 매물과 인수자를 연결하거나 거래비용을 지원하는 데 치우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매도 단계에서 오너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세무 문제는 상대적으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장과 토지를 직접 보유한 장수 제조기업의 경영권 매각이 대표적이다. 업력이 긴 중소 제조기업은 사업 초기부터 공장 부지와 건물을 직접 보유한 경우가 많다. 창업자가 장기간 회사를 운영하며 공장과 인근 토지를 추가로 취득했다면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관련 자산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생긴다.
문제는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매각 지분이 '특정주식'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부동산 양도에 적용되는 누진세율이 적용되며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최고 세율은 49.5%에 이른다. 일반 비상장주식 양도소득세가 통상 20~25%인 점을 고려하면 세금 부담이 2배가량 커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후계자가 없어 제3자 매각을 검토하던 오너가 세무 검토 후 매각을 중단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M&A 자문사 관계자는 "후계자가 없어 회사를 팔겠다고 찾아온 제조기업 가운데 공장과 토지 비중이 높아 세무 문제가 불거지는 곳이 있다"며 "세무 검토 후 손에 쥐는 금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매각 작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너 입장에서는 세금 때문에 승계하거나 폐업하지 않고 제3자 매각을 하는 건데 막상 매각하려고 하니 세금이 똑같거나 더 많으면 유인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세제 혜택이라든지 정책적으로 M&A라는 방식으로 유인할 수 있는 이점이 마련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거나 사업회사와 부동산 보유회사를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다만 거래 직전 과세를 피하기 위해 구조를 변경한 것으로 판단되면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 분할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승계가 시급한 고령 오너에게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는 평가다.
세금 문제가 승계형 M&A 시장 전체를 막는 핵심 원인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거나 매도자의 가격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다면 세 부담을 완화하더라도 거래 성사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잠재 매수자 발굴과 인수 이후 성장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제3자 승계가 실질적인 중소기업의 퇴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세금 때문에 거래를 접는 기업이 있을 수 있지만 세제 혜택을 준다고 사고 싶지 않은 회사를 누군가 사는 것은 아니다"며 "어떤 기업은 가격이 문제고 어떤 기업은 매수자가 없으며, 인수 의향이 있어도 자금이 부족한 후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