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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자산신탁이 시흥 신천 오피스텔 본PF 책임준공 소송에서 승리했다. 법원이 공사 지연의 원인 등 사업장별 사실관계를 중시한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법리 중심으로 진행됐던 책임준공 소송의 쟁점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유진투자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가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7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시흥 신천 오피스텔 본PF 사업을 둘러싼 책임준공 분쟁이다. 책임준공기한인 지난해 3월까지 건물이 완공되지 않으면서 대주단이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공사 지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였다. 선순위 대주가 공사비 일부를 집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탁사에 책임준공 의무를 물을 수 있는지, 또 약정한 자금을 모두 집행한 후순위 대주가 그 손실까지 신탁사에 청구할 수 있는지가 법정에서 다퉈졌다.
시흥 신천 오피스텔 본PF는 약 560억원 규모로 선순위 약 400억원, 중순위 약 90억원, 후순위 7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선순위 대주는 책임준공기한까지 시행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대출금 일부를 집행하지 않았다. 반면 후순위 대주는 약정한 70억원을 모두 집행했고, 이후 책임준공기한이 지나자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후순위 대주는 자신은 약정한 자금을 모두 집행한 만큼 책임준공기한을 넘긴 신한자산신탁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순위 대주의 자금 미집행은 자신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논리였다.
반면 신한자산신탁은 공사 지연의 직접적인 원인이 선순위 대주의 자금 미집행에 있다고 맞섰다. 공사비가 신탁계정으로 유입되지 않아 정상적인 공사 진행이 어려웠던 만큼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후순위 대주가 입은 손실 역시 대주단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신한자산신탁 측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단순히 책임준공 약정의 존재 여부만 본 것이 아니라 공사 지연의 원인과 대주단의 자금 집행 경위 등 사업장별 사실관계를 함께 고려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같은 사업장을 둘러싼 선순위·중순위 대주의 소송도 진행 중인 만큼 이번 판결 논리가 향후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책임준공 소송에서 사업장별 사실관계를 보다 면밀히 따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기 소송에서는 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이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 약정에 해당하는지 등 법리 해석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주단이 PF 자금을 약정대로 집행했는지, 공사 진행을 위한 협력 의무를 다했는지, 책임준공기한을 넘긴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 개별 사업장의 사실관계가 판결을 좌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책임준공 약정 자체의 법적 효력을 다투는 사건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대주의 선이행 의무나 공사 지연 원인 등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며 "사업장별 사정에 따라 신탁사가 승소하는 사례도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신탁이 책임준공 소송에서 승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안성 물류센터와 평택 물류센터 관련 책임준공 소송에서는 잇달아 패소했다. 업계 전체로는 최근 코리아신탁이 새마을금고와 벌인 책임준공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