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증권사 조달비용 '변수' 된 발행어음...회사별로 온도차 '뚜렷'
입력 2026.07.27 07:00

시중금리 인상에 발행어음도 반년 새 1%p 상승
한투는 한도 80% 소진·신한은 '신중모드'
조달 비용 부담 속 다변화 전략 엇갈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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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준금리 인상기가 본격화하면서 증권사별 단기 자금조달 전략에도 편차가 커지고 있다.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량을 조절하는 대신 롤오버 리스크가 적은 발행어음으로 눈을 돌리는 곳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발행 여력과 속도는 회사별로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처럼 발행한도를 상당량 소진해가며 규모를 키우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신한투자증권처럼 아직 신중하게 상황을 살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작년 말 2%대 후반에서 최근 3.6%대로 1%포인트(p) 가까이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1년 만기 상품에 연 3.65% 금리를 적용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작년 말 2.9%에서 최근 3.6%로 금리를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올리면서 증권사들도 단기 수신상품 금리를 잇달아 인상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조정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업계에서는 발행어음이 놓칠 수 없는 조달 수단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발행어음은 CP와 달리 사용처에 제약이 따른다. 발행어음 자금은 기업금융 자산에 최소 50%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 의무비율이 적용되고, 모험자본 공급 비율도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CP 위주의 조달 방식을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CP·전단채는 만기가 짧아 차환할 때마다 조달비용이 곧바로 오른다. 반면 발행어음은 최대 1년까지 금리를 고정할 수 있어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발행어음 비중을 늘려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유인이 커지는 대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활용처가 정해져 있는 자산이라 CP를 단순 대체하는 용도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증권사들이 CP를 경쟁적으로 찍어내면서 CP 금리 자체를 밀어올리는 구조에선 조달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이 비교적 저렴한 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이번 조달 다변화 국면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해 뒤늦게 인가를 받은 신한투자증권 역시 발행어음 확대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발행어음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발행 여력이 제한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발행어음 잔고는 21조원 이상으로, 자기자본 대비 한도(200%)의 80% 이상을 이미 소진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상품은 자금을 굴려서 고객에게 수익으로 돌려줘야 하는 상품"이라며 "시장 금리에 따라 발행량을 조절하기 보단, 운용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증권사 간 조달비용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되거나 CP 등의 금리가 튀어 오를 가능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이 만능 해법은 아니지만, 조달처를 늘려두는 차원에서 여전히 필요하다는 취지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시중 금리는 기준 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될 것을 선반영한 상태"라며 "이 외에 추가로 올릴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면 증권사들의 조달 전략에도 큰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