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피지컬AI 청사진 꺼냈지만…본업 '차' 실적 개선은?
입력 2026.07.28 07:00

현대차그룹, '3단계 로드맵' 공식화
도시 단위 지능화 실현이 최종 목표
투자자 관심은 본업 실적 회복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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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대차그룹이 피지컬 AI 전략의 청사진을 한층 구체화했다. 다만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미래 비전보다 자동차 사업의 실적 개선이 우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기존 대비 더욱 구체화한 피지컬 AI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AI 서밋에서 현대차그룹은 '3단계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우선 차량에 자율주행 등 AI 기능을 탑재하고 지능형 로봇의 성능을 높이는 등 개별 디바이스의 지능화를 추진한다. 이를 기반으로 AI가 자율적 운영 체계를 구축해 물류·생산·품질 등 전 공정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공간의 지능화를 구현한다. 나아가 에너지·모빌리티·로보틱스 등 핵심 인프라와 자산이 실시간으로 연결·최적화되는 도시 단위 지능화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피지컬 AI는 자동차 그리고 로봇과 같은 개별 디바이스 지능화를 시작으로 해서, AI 팩토리 같은 특정 공간의 지능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전체 도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운영되는 도시 레벨의 통합 지능화를 실현하는 것"이라 말했다.

    빅테크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방안은 기존 발표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피지컬 AI 고도화를 위한 엔비디아·웨이모·구글 딥마인드 등과의 투자 규모나 협력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는 그동안 피지컬 AI,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해왔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 재평가와 IPO 기대감이 커지며 현대차 주가에도 로보틱스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래 비전보다 본업인 자동차 사업에 쏠리고 있다. 

    주가는 6월 1일 사상 최고가(78만3000원)를 기록했지만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판매 감소와 생산 차질, 수익성 악화 등 본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미래 성장 기대가 선반영됐던 밸류에이션이 조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부 증권사는 로보틱스 기대감이 현재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현대차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에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낮추기도 했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8% 감소한 2조850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판매) 가이던스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망치 등을 고려하면 조금 못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에는 (신차 출시 등으로) 수익성 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며 연초 가이던스는 하향 조정하지 않고 영업이익률 6.3~7.3% 유지하려 한다"고 밝혔다.

    결국 미래 성장 전략이 기업가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본업인 자동차 사업의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지컬 AI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구체적인 수익 창출 시점이 불확실한 만큼 당분간 주가의 향방은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개선 여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피지컬 AI 관련 중장기 청사진은 점차 구체화하는 모습"이라며 "현대차가 8월 CEO인베스터데이(CID)에서 구체화할 계획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