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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상반기 국내 증시 호황으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일제히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세부 성적표는 엇갈렸다.
KB증권은 위탁매매(WM)와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투자은행(IB) 부문의 부진이 이어졌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 이후 2분기 들어 성장세가 사실상 멈췄고, 하나증권은 가장 높은 분기 실적 개선세를 기록했지만 경쟁사 대비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숙제로 남았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5987억원, 당기순이익 44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8.7%, 전분기 대비 32.7% 증가했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1%, 전분기 대비 29% 늘었다.
WM 수익은 전분기보다 25.9%, S&T 수익은 36% 증가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IB 수익은 전분기 대비 5.5%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48.4% 줄어들며 WM·S&T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브로커리지와 운용 부문이 증시 호황의 수혜를 입은 가운데 전통 IB 부문은 여전히 업황 악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이 감소하고 인수금융 시장도 위축된 데다 중복상장 규제 등으로 기업공개(IPO) 시장 역시 예년만 못한 분위기다.
지난해까지 KB금융은 실적발표 자료에 ECM 리그테이블 순위 등을 주요 성과지표로 제시했지만, 올해는 이를 리테일 고객 자산 규모 등으로 대체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이 올해 지주로부터 총 1조7000억원의 자본을 확충받은 만큼 하반기 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할 경우 IB 경쟁력 회복 여부가 실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는 WM과 S&T가 IB 부진을 상당 부분 상쇄했지만, 시장 환경이 달라질 경우 안정적인 IB 이익 기반 확보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3620억원, 순이익 28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0%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6.3% 감소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6%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5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1% 증가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1분기 이후 성장세가 사실상 멈춘 모습이다.
KB증권이 WM과 S&T에서 추가 이익을 끌어낸 것과 달리, 신한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호조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이후 추가적인 실적 확대는 제한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투자금융수수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하며 IB 부문의 회복세도 여전히 더딘 모습이다. 다만 신한금융이 현재 잠정 실적만 공개한 상태여서 세부 사업부별 실적은 추후 드러날 전망이다.
반면 하나증권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2분기 영업이익은 2037억원, 순이익은 16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3.8% 증가했고, 순이익도 전분기 대비 64.4% 늘며 세 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분기 개선세를 나타냈다. 일반영업이익은 31.7%, 수수료이익은 55.3% 증가했다. 특히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과 달리 인수주선·자문수수료가 증가하는 등 IB 관련 수익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수익성 지표에서는 경쟁사와 격차가 이어졌다. 하나증권의 상반기 ROE는 8.72%로 KB증권(21.0%)보다 크게 낮았다. 지난해 상반기 ROE(3.60%)와 비교하면 개선 폭은 컸지만,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실적 회복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구조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실적 호조에도 하반기에는 각사의 경쟁력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KB증권은 IB 경쟁력 회복, 신한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하나증권은 자본 효율성 개선이 각각 과제로 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증시 호조와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WM과 브로커리지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증권사가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같은 수준의 시장 호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IB 경쟁력과 자본 효율성 등 각 사가 안고 있는 과제를 얼마나 해결하느냐가 실적 차별화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