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경고와 中 CXMT 폭등…혼란 가득한 '메모리' 반도체
입력 2026.07.29 07:00

또 불 붙은 메모리 '피크아웃' 논쟁에 中쇼크 덤
"이렇게 밀릴 줄은"…삼전닉스 고점比 40~50%↓
美서 메모리 80%대 마진 계속 용인할까 불안까지
29일·30일 양사 2분기 실적발표가 1차 분기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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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 진단은 엇갈리고, 중국 반도체 굴기로 중장기 경쟁구도 우려가 부상하는 데다 정책·지정학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 업황을 낙관하는 쪽이나 비관하는 쪽 모두 당분간 양사 주가가 어떻게 흘러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28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13.39% 하락한 22만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2만원선이 깨지기도 하는 등 지난 6월 19일 기록한 최고가 대비 하락률은 40%를 훌쩍 넘어섰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전일보다 14.65% 하락하며 종가는 155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직전 최고가 298만7000원(6월 25일) 대비 하락률은 48%에 달한다. 

    한국 증시를 이끄는 양대 주식이 불과 한 달여 만에 고점 대비 40~50%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원인 분석을 떠나 양사 주가가 이 정도로 밀릴 줄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전해진다. 

    증권사 한 리서치센터장은 "2주 전부터 이 정도면 바닥이지 않나,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는 말들만 되풀이되고 있다"라며 "양사 모두 연말까지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데, 주가 하락폭이나 증시 충격은 거의 금융위기나 코로나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주가 조정에 여러 복합적 원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현재 가장 논쟁적인 사안 중 하나는 숀 킴(Shawn Kim) 모건스탠리 연구원이 최근 제시한 전망들이다. 유통채널의 낸드 재고가 13주 수준으로 증가한 만큼 가격 인상률이 둔화할 전망이며, D램 역시 조만간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과거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 보고서로 수차례 메모리 피크아웃 논쟁을 촉발했던 인사인 만큼 투자가 사이에서 관련 문의가 폭주하는 상황으로 확인된다. 

    국내 대형증권사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모건스탠리의 중화권 세미나 일정이나 동선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 콜이 빗발쳤다"라며 "동의할 수 있는 분석도 있지만, 선후관계가 뒤바뀌어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도 함께 담겨 있어 논쟁적인 상황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고객사들의 D램 재고는 여전히 4주치 아래에 머물러 있는 단계로 전해진다. 통상 반도체 업계와 투자가들은 D램과 낸드 고객사의 재고 수준을 업황의 선행지표로 활용한다. 대체로 6~8주 안팎을 정상 범위로 보는 만큼 낸드 고객사 재고가 13주까지 불어난 점은 분명 부담 요인이다. 

    그러나 D램 고객사 재고는 여전히 공급 부족을 시사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이 본격화하고 있어 과거처럼 일부 제품의 현물가나 재고만으로 업황을 진단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많다.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증시에 입성하자마자 기록적으로 폭등하면서 혼란을 키웠다는 진단도 나온다. CXMT가 당장 서버 D램이나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메모리 산업의 경쟁구도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만큼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벌써 3년 전 국내 배터리 3사와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종목의 주가 급락 사태를 떠올리는 시각까지 등장하고 있다"라며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의 리튬인산철(LFP)보다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이 중국의 가성비와 물량공세의 택하는 결과게 반도체에서도 반복되면 어떡하냐는 비관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관적 전망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놨던 발언도 재조명된다. 당시 최 회장은 "칩플레이션이 지속되면 무조건 지정학을 얻어맞는다. 옛날에 일본도 똑같이 겪었던 이야기이고 미국이나 중국이나 가만두지 않을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마진이 치솟는 현 상황을 두고 40년 전 미·일 반도체협정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면서 불안감을 내비친 대목으로 풀이된다. 

    대만계 금융사 한 관계자는 "지금 투자업계에서 가장 외면하고 싶은 불안감 중 하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사업의 기록적인 수익성에 미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이라며 "돈을 너무 많이 벌게 되면서 CXMT 같은 경쟁자는 물론, 최대 고객사들이 속한 미국 정부의 견제까지 불러들이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여러 비관적 전망들이 쏟아지면서 투자업계의 혼란도 전례 없이 커지고 있다. 여전히 반도체 업계 내 실무진들이나 증권가 담당 연구원들은 메모리 산업의 중장기 업황과 양사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종잡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는 29일과 30일 각각 예정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회에 대한 주목도도 전례 없이 높아지고 있다. 양사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 수 있느냐는 물론, 하반기 이후에 대해 어떤 전망을 제시하느냐가 일차적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