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매매차익 반환·전과 공시 의무화 추진…상장사 '임원 리스크' 커진다
입력 2026.07.29 14:20

금융위, 임원 단기매매차익 반환 법제화 추진
적용되는 대상 광범위…사생활 침해 논란도
레버리지에 쏠린 관심 탓에 입법 속도 미지수

  • 금융위원회가 상장사 임원의 단기매매차익 반환청구 제도를 법제화하고, 사기·횡령·배임 등 전과를 가진 임원의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 제도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해 내부자 거래를 예방하겠다는 취지지만, 기업과 임원의 공시·컴플라이언스 부담과 소송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금융위원회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상장사 임원의 단기매매차익 반환청구 제도 법제화 등을 포함한 입법 추진 과제를 밝혔다. 관련 제도가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강제력이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법적 근거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상장사 임원·주요주주가 특정증권을 6개월 이내 매매해 이익을 얻으면 회사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내부정보 등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다. 차익 반환청구는 내부정보 이용여부를 불문하고 6개월 이내 이뤄진 거래 대부분에 대해 이뤄질 수 있다.

    반환대상자는 임원·주요주주 등 특정증권 소유상황 보고 주체뿐만 아니라 ▲주요사항보고서 및 공시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 ▲재무·회계·공시·기획·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직원 등이다. 특히 임직원의 경우 매도 또는 매수 어느 한 시점에 임직원 지위였다면 퇴사 후에도 차익 반환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위는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을 사전에 예방하여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단기매매차익 반환청구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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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문제는 대상자의 범위가 넓어 실무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미공개정보에 접근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부서라면 실무진까지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 이들 직원의 주식 매매 시점 등을 상시 파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무·기획·연구개발 등 여러 부서에 흩어진 대상자 명단을 상시로 관리하고 거래 내역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컴플라이언스 인력이 부족한 중소형 상장사일수록 이런 인프라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원 전과 공시의 경우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지만, 한 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진 탓이다. 전과기록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되는데, 이를 공시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개정을 추진할 경우 같은 논리의 비판이 또다시 제기될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임원에 대한 의무와 규제가 강화되면 사외이사·전문경영인 영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실제 입법을 추진하더라도 단계적 도입 등의 절충안이 필요하고, 적용 범위에 대한 조율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금융위는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도입 ▲물적분할 시 모회사 일반주주 신주 우선배정 ▲PEF 운용사 등록요건 강화 ▲신탁업 취급재산 확대 등도 입법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이런 입법 과제들이 국회에서 원활하게 논의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오전 정무위 업무보고 질의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이슈에 관심이 집중됐다. 입법 과정에서 국회와의 조율이 필수적인만큼 새롭게 제시된 과제들이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구체적인 시행 시기나 법안 문구를 못박은 게 아니라 이런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는 수준"이라며 "실제 법제화까지는 속도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업계와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도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런 상태에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되면 상장회사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다시 반대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