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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 판결 이후 상고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재산분할금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보유 주식을 직접 처분하기보다는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판결문을 검토하며 상고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채 향후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고법은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하고, 재산분할 비율을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이에 따라 노 관장 몫의 주식 가액 가운데 현물로 분할할 수 없는 부분은 최 회장이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최대 쟁점이었던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다만 주식 가치 산정 시점과 관련해서는 최 회장 측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분할 대상 주식의 가치 기준일을 이혼소송 사실심인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다. 당시 SK㈜ 종가는 주당 16만원이었다.
일부 쟁점에서는 최 회장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고 분할 비율도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점에서 최 회장 측으로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예상보다 재산분할 규모가 커진 것은 SK㈜ 주식 가치가 크게 상승한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분할 비율 역시 예상보다 노 관장 측에 유리하게 결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지주사인 SK㈜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향후 재원 마련이 필요할 경우 주식담보대출이 가장 유력한 선택지로 거론된다.
최 회장이 과거에도 금융권 대출을 통해 개인 자금을 조달한 사례가 있는 만큼 주식담보대출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기업 총수라도 개인 신용을 기반으로 한 대출에는 한도가 있지만, 최 회장의 자산 규모와 금융권 거래 이력을 고려하면 주식담보대출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담보 여력도 2년 전보다 크게 확대됐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1297만여주의 가치는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인 2024년 4월 16일 기준 약 2조514억원이었으나,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지난 24일 종가 63만원 기준 약 8조17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주가 상승으로 담보 여력 역시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다.
변수도 있다.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약 21%는 이미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주식담보대출은 담보 가치가 주가와 연동되는 만큼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추가 담보 제공이나 일부 대출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주식담보대출과 함께 지분 매각도 가능한 선택지로 거론된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덕분에 최 회장은 SK㈜ 지분의 1%인 72만4900주만 매각해도 29일 오전 주가 53만1000원 기준 약 3849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 회장 측의 SK㈜ 지분율이 자사주 소각 기준 약 31.8%인 점을 고려하면, 1~3% 수준의 지분 처분은 경영권 유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실트론 지분 매각도 자금 조달을 위한 선택지 중 하나로 거론된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SK디스커버리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만 지분율은 0.1%에 그쳐 자금 조달 수단으로서 의미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두산과의 SK실트론 매각 협상에서 최 회장의 개인 지분은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이 개인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히지 않은 데다 협상도 SK㈜가 보유한 지분 70.6% 매각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파기환송심 판결 이후에도 최 회장의 SK실트론 개인 지분과 관련한 논의에 착수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SK㈜는 오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SK실트론 매각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개인 지분은 매각 의사가 없어 그동안 거래 절차가 진행된 적이 없다"며 "재산분할 판결 이후 이를 활용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과의 거래는 양측이 회사 차원에서 필요한 준비를 대부분 마친 상태여서 결론만 나면 빠르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