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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비전 총괄 부사장의 행보가 '부동산'으로 집중되고 있다. 강북 요충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데 이어 이달엔 강남 한복판에 부동산 자산을 사들였다. 최근 사들인 부동산의 가치를 따져보면 현재 기준에선 '성공적인 투자'로만 보긴 어렵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가치를 떠나 핵심 지역의 꾸준한 지가 상승을 예상한 투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단 평가다.
이달 중순 한화갤러리아가 인수한 더피크 도산 사업 부지는 애초 지하 5층~지상 20층, 총 26가구의 주거 단지로 개발이 추진된 곳이다.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에 위치한 해당 부지는 개발이 완료하면 영구적인 공원뷰를 확보할 수 있는 입지로 주목 받았다. 개발 당시 예상 분양가 15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까지 거론됐을 정도로 소수를 위한 초고가 프리미엄 레지던스 개발이 목표였지만, 건설원가와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사업이 좌초됐다.
세 차례 공매 끝에 한화갤러리아가 인수자로 낙점됐다. 인수가격은 총 2367억원. 전체 대지 면적(2749.5㎡, 약 832평) 기준, 3.3㎡(1평)당 2억8460억원 수준이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고급 레지던스를 포함한 복합 개발을 추진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부지 매입부터 분양까지 전담하는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갤러리아의 낙찰 소식이 전해진 이후엔 가격에 대한 논란이 적진 않았다. 세 차례 유찰되며 가격이 내려앉긴 했으나 단순 평단가를 고려했을 땐 수익성을 담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소 100억원대에 달하는 주택 수십채가 순조롭게 분양돼야 가까스로 사업성을 맞출 수 있지만, 사업 비용을 비롯한 앞으로의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동안 우후죽순 등장하던 고급 레지던스 개발 사업이 최근 들어 좌초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초구 잠원동55번지 일대 개발을 추진하던 아스턴55, 청담동 1번지로 잘 알려진 디아드청담 등 강남권 프리미엄 주택 사업장도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해 공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화갤러리아가 이번 투자를 단행한 것은 '고가 주택'을 넘어 초고가 하이엔드급 주택을 지향해 수요자를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택 시장, 특히 고가주택 시장에선 프리미엄급을 넘어 '부르는 게 값이 되는' 하이엔드 주택의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는 상황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선 부동산 및 주식시장을 통한 초고액 자산가들이 급증하는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강남권 일대에 등장했던 고가 주택 사업들이 속속 무산되는 상황과 달리, 극소수의 하이엔드급 주택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금력이 뒷받침된 대기업이 주도해 초고액 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하이엔드급 주택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면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갤러리아의 투자는 강남구 압구정동, 청담동, 신사동 등 갤러리아 백화점 생활권을 타깃으로 한 대대적인 부동산 투자 전략과 맞닿아 있다.
갤러리아는 지난해 말 2033년까지 약 9000억원을 투입하는 리모델링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갤러리아는 2023년 6월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건물(신사동 664-12, 664-13)을 895억원에, 같은 해 12월에 역시 압구정로데오역 근처 청담동 78-5번지 건물을 225억원에 사들였다.
3호선 압구정역과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사이에 위치한 더피크도산 부지 역시 갤러리아백화점 도보 생활권에 위치해 있다. 갤러리아는 최근 공매에 부쳐져 아정당 김민기 대표가 매입한 청담동1번지(디아드 청담) 역시 심도 있게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담동1번지 역시 갤러리아백화점으로부터 약 500m가량 떨어진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김동선 부사장 측 인사들이 강남권 부동산 매입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갤러리아백화점의 생활권 내에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부지가 매물로 등장한다면 한화갤러리아가 주요 원매자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남권을 벗어나 주요 거점 지역으로 확장하면 김동선 부사장의 부동산에 대한 집중도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옥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진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H스퀘어는 지난해 4월 875억원에 매입했고, 더피크도산 부지 인수 직전엔 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순화빌딩을 2135억원에 인수했다.
순화빌딩 매입은 저가 매수 전략으로 보긴 어렵단 평가지만, 서소문 고가대로 철거와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 사업과 맞물려 추후 지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단 점에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감한 부동산 투자에는 일정 수준의 재무부담이 불가피하다. 한화갤러리아의 연결기준 차입금은 2023년 말 4033억원에서 올해 1분기 6090억원으로 불어났다. 추가적인 부동산 매입으로 인한 차입금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듬과 동시에 재무부담을 덜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핵심지역의 부동산 지가가 꾸준히 상승한다면 유동화를 비롯한 재무적 활용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