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KB 보험사…신한, '보험 격차' 좁힐 손보 M&A 셈법 복잡
입력 2026.07.30 07:00

상반기 순익 격차 80%가 '보험 갭'…리딩금융 향배 갈라
손해율·예실차 부담에 주춤한 KB…신한, 손보 적자 확대
신한, M&A 절실하지만…CET1 하락 우려 속 셈법 고도화

  • 올해 상반기 리딩금융 경쟁 역시 보험 계열사의 체급 차이가 희비를 갈랐다. KB금융의 보험 라인이 일시적 실적 둔화를 겪는 사이, 신한금융이 하반기 중대형 손해보험사 인수합병(M&A) 시도로 판도를 뒤흔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KB금융(3조8846억원)과 신한금융(3조4427억원)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4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순익 격차 4419억원 가운데 3569억원(80.8%)이 보험 계열사 간 순익 차이에서 발생했다.

    신한 측이 은행 부문에서는 KB를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손보사의 부재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신한과 KB 양 지주사의 세부 순익 구조를 뜯어보면 신한지주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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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수익성 측면에서 지주 전체 격차(3983억원)보다 보험 부문 격차(4186억원)가 더 컸다. 보험을 제외한 영역에서는 신한이 203억원 앞섰다. 당시에는 손보 M&A로 리딩금융 탈환에 탄력을 받는 구조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를 놓고 보면 KB 보험사가 주춤하며 보험 부문 순익 격차가 3569억원으로 줄었음에도, KB가 증권 계열사의 선전으로 보험 외 영역에서 850억원 우위를 차지했다.

    여전히 보험 부문 순익 격차가 전체 격차의 80% 이상을 차지해 손보 합병이 필요한 상황임은 변함이 없다는 평이다. 다만 보험 외 사업에서도 KB가 우위를 보이면서 손보 M&A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막대한 자본 소모를 감수하면서까지 인수에 나설 실익을 보다 정교하게 따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주 간 수익성 격차 구도가 변화한 배경에는 양사 보험사의 세부 실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KB금융 보험 라인은 손해율 상승과 부채 평가 비용 부담이 겹치며 상반기 실적 둔화를 겪고 있다. KB손보는 상반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한 47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2% 넘게 치솟으며 보험손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투자손익 역시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 채권 평가손실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KB손보는 상반기 운용자산 중 유가증권 비중을 전년 대비 소폭 축소한 반면, 현금 및 예치금과 대출채권을 대폭 늘리는 보수적 ALM(종합자산부채관리) 관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운용 성과 후퇴라기보다, 증권 등 타 계열사의 영업 확대에 발맞춰 그룹 차원의 위험가중자산(RWA) 익스포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자원 재배치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 KB손보 측의 설명이다.

    KB손보는 상반기 손익 부문에서 주춤했으나, 보유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10조7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하며 견조한 기초체력을 입증했다.

    KB라이프는 상반기 순이익으로 15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4% 수익성 감소세를 나타냈다. IFRS17(회계제도) 체제 아래 금리 변동 및 할인율 변경의 여파가 컸다. 상반기 부채 평가 비용이 늘고 예실차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5억원 적자 전환하며 투자영업손익이 전년 대비 44% 급감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신한금융의 보험 부문을 이끌고 있는 신한라이프의 경우 상반기 누적 순이익 추이와 단일 분기 순이익 추이가 대조를 이뤘다.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순이익은 2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상반기 중 보험금 지급 및 예실차 손실 확대에 따라 보험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3% 급증하며, 같은 기간 보험손익이 17.6%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면 2분기 단일 실적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81.8% 급증한 18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험영업비용 부담 속에서도 유가증권 트레이딩 성과를 거두며 금융(투자)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기준 보유 CSM 잔액은 7조9147억원, 킥스(지급여력) 비율은 211.6%로 업계 상위권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손보사다.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보가 단기보험(PAA) 서비스비용 증가와 IT 무형자산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으로 상반기 182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폭을 키웠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 내 보험 계열사의 합산 순익 기여도는 7.9%에 머물며 실적 둔화에도 수익성 기여도가 16%에 달하는 KB금융 보험 계열사와 체급 격차를 메우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의 '중대형 손보사 M&A 카드'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 신한금융은 신중한 입장이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롯데손해보험뿐만 아니라 어떤 매물이 도움이 될지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자금 조달과 피인수사의 자본 확충에 따른 지주의 '자본 소모'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내놓은 '밸류업 2.0(기업가치제고 계획)'에 따라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13.4%대로 유지해야 하는 만큼, M&A에 따른 CET1 하락 부담은 주주환원 기조를 후퇴시킬 위험이 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기준 CET1 비율은 13.43%(잠정치)다. 증권가에서는 인수가 1000억원당 CET1 비율이 약 0.02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신한금융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롯데손보의 인수가가 1조원 수준인 점과 롯데손보의 자본확충을 위한 추가 출자까지 이뤄질 경우, CET1 비율이 13%를 밑돌 가능성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주 차원에서는 은행에 대한 수익성 압박이 여전한 만큼 비은행 경쟁력을 살릴 자본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거시경제 환경과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지주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M&A를 통한 비은행 강화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