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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공모주 시장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신규 상장 기업들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낮아진 가운데 최근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던 기업들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한 달 만에 급격한 조정을 맞았다. 코스피는 9000선을 터치한 이후 한 달여 만에 5600선까지 주저앉았고 코스닥 역시 900선에서 600선까지 떨어졌다.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도 강해졌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증시 급락 자체보다 최근 신규 상장주들의 주가 흐름이 함께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더 우려하고 있다. 통상 시장이 불안할 때도 공모주는 상장 초기 제한된 유통 물량과 신규 종목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이 잇따르면서 공모주 투자 수요도 빠르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에 아직 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은 기업들은 일정을 서두르기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예비심사 청구 이후 실제 상장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당장의 시장 상황만으로 일정을 결정할 필요는 없지만,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공모가 산정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도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기보고서 작성을 앞둔 기업들은 최근 실적을 반영한 뒤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심사와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고려하면 실적 자료를 보완하면서 시장 회복 시점을 함께 살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예정된 공모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아직 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은 기업들은 서두르기보다 반기 실적을 확정한 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일정을 조율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공모주 시장에서는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의 네 배까지 오르는 이른바 '따따블' 종목이 잇따랐다. 그러나 6월 들어 신규 상장주의 상장일 수익률이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24일 상장한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상장일 공모가 대비 31.2% 하락한 1만4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규 상장주라는 이유만으로 상장 초기 매수세가 몰렸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일반 공모를 거쳐 증시에 입성한 기업 가운데 1~5월 상장한 14곳의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상승률은 평균 184.9%로 집계됐다. 반면 6월 이후 상장한 6곳의 평균 상승률은 마이너스(-) 5.83%였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신규 상장주의 평균 수익률이 플러스 세 자릿수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셈이다.
6월에는 시장 유동성이 대형주와 일부 고변동성 상품에 집중된 점도 공모주 시장의 수급을 약화시켰지만, 7월 들어서는 증시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신규 투자에 나서려는 수요 자체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주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이미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의 공모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비교기업의 주가 하락과 신규 상장주의 부진을 근거로 공모가 할인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예상 기업가치를 낮추기 어려운 기업들은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공모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급락하더라도 신규 상장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 공모주 투자 수요는 유지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공모주까지 상장 첫날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심리가 한 단계 더 악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