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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둘러싼 매도자와 잠재 원매자 간 가격 눈높이 조정이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롯데손보 주가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을 안고 있는 원매자 측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 추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이르면 8월 말 공개매각을 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잠재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주요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타진했으며, 가장 적극적인 후보로 꼽히는 신한금융과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후보군을 확대하기 위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유력 매수자로 꼽혔던 신한금융과 JKL 간 논의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나 본실사 단계까지 진전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은 공개매각에 앞서 인수 가능성과 가격 수준을 놓고 협상했지만 JKL은 적정 가격을 제시하는 진성 원매자가 확보될 경우 공개매각 전이라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안을 열어뒀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이 롯데손보의 경영개선계획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있는 점도 매각 작업을 서두르는 배경으로 꼽힌다. 경영개선계획에 매각을 통한 자본적정성 제고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JKL로서는 공개매각을 통해 잠재 원매자를 넓히고 거래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 과정에서 가격과 거래 조건을 신중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3일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M&A는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라며 "절묘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지난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JKL은 롯데손보 인수와 유상증자 등에 약 7300억원을 투입한 만큼 이를 웃도는 수준의 회수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롯데손보의 몸값은 1조원 내외다. 앞서 2024년 매각 당시 시장 눈높이가 2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만 신한금융은 밸류업 정책에 따라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13% 이상으로 관리해야 하는 데다, 인수 이후 수천억원의 추가 자본 투입 부담도 고려했을 때 1조원을 지불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롯데손보 인수가 1000억원당 신한금융 CET1비율이 약 0.028%포인트 하락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8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가격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증시 급락은 양측의 가격 눈높이 차를 더욱 벌리는 변수로 떠올랐다. 코스피는 지난 28일 10.84% 급락한 데 이어 29일에도 5.98% 추가 하락하면서 이틀 만에 16.2% 밀렸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도 벌어졌다.
롯데손보 주가 역시 지난 6월 29일 인수 검토 소식이 전해지며 2245원까지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29일에는 192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인수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14.07% 하락한 수준이다. 현재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6000억원에 그친다.
롯데손보의 주가 하락이 곧바로 매각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 가치는 주가보다 순자산과 보험계약에서 발생할 미래 이익 등 내재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 급락으로 상장 보험사 전반의 시장 평가가 낮아진 만큼 롯데손보 역시 기존 몸값을 방어하기는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롯데손보는 경영개선계획 이행과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을 안고 있어 원매자가 주가 하락을 가격 방어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매도자 측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 매각가는 주가보다 내재가치에 더 크게 좌우되는 만큼 최근 주가 하락이 몸값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 자본 투입 부담까지 고려하면 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보수적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각은 JKL이 제시한 롯데손보의 몸값을 시장에서 검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 이외의 후보가 참여해 경쟁이 붙을 경우 JKL은 매각가격을 방어할 수 있지만, 새로운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입찰 가격이 기대치를 밑돌 경우 신한금융의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보험사 인수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롯데손보 외에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KDB생명 등 여러 보험 매물을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롯데손보 인수 의지가 가장 뚜렷한 후보는 신한금융이라는 평가가 많다.
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경영개선 일정과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을 안고 있어 시간을 끌수록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결국 공개매각에서 또다른 원매자가 참여해 유효한 경쟁이 형성되느냐가 JKL의 가격 방어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