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동시에 흑자전환…전기차 대신 데이터센터發 ESS가 끌었다
입력 2026.07.30 16:14

LG엔솔·삼성SDI·SK온, 나란히 분기 흑자 달성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북미 ESS 수요 늘어
"하이퍼스케일러향 ESS 수주 증가하는 초입 단계"

  • 국내 배터리(이차전지)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확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실적 반등을 꾀했다. LS에너지솔루션은 2개 분기, 삼성SDI와 SK온은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는 30일 일제히 올해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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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7% 감소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흑자로 돌아섰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은 2410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12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북미 ESS 생산량을 상반기 대비 2배로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초 제시한 연간 매출 20% 이상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하반기 뚜렷한 매출 성장을 보이는 ESS 부문에서 북미 사이트 가동 확대로 상반기 대비 적어도 2배 이상 생산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ESS 사업 특성상 생산체계 안정화까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5개 사이트의 신규 오퍼레이션을 안정화하고 4분기에는 북미 생산보조금 효과를 제외하고도 ESS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매출 3조7688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으며, 영업손익은 2024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당초 회사는 올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예상했으나,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흑자 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졌다.

    ESS, 무정전 전원 장치(UPS), 배터리 백업 유닛(BBU)용 등 고출력 제품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것이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오재균 삼성SDI CFO 부사장은 "현재 미국 내 ESS용 각형 LFP 라인은 양산 품질 검증 단계에 있다"며 "당초 계획대로 오는 10월 셀 양산을 시작해 연내 삼성배터리박스(SBB) 2.0 솔루션 형태로 고객 공급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비중국산 공급망 요건을 충족하면서 안전성이 뛰어난 각형 LFP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 수주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확보한 수주는 2029년까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규모"라고 답했다.

    이어 SK온은 매출 2조9460억원, 영업이익 8218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3분기 이후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2021년 분사 이후 가장 큰 영업이익으로 증권가 전망을 크게 뛰어넘었다.

    아시아 판매 증가와 원가 절감, 고객 보상금 수령, 미국 IRA에 따른 세액공제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SK온은 포드와 설립한 미국 합작사 블루오벌SK의 구조 개편을 마치고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 판매와 ESS 수주를 확대해 수익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 들어 배터리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29일 29만500원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신저가를 썼고, 삼성SDI는 올해 4월 고점 이후 주가가 50% 이상 빠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보다 6.49% 오른 3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순위도 5위로 도약했다. 삼성SDI는 1.51% 하락한 35만8500원, SK온을 자회사로 둔 SK이노베이션은 6.48% 상승한 11만66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ESS 공장 램프업(생산 안정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 증가가 주가 조정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산업의 높은 밸류에이션(고평가)은 고수익성이 아닌 장기 성장성에 근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산업은 애초에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평가 받아온 업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 배터리 산업은 하이퍼스케일러향 ESS 수주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초입 단계에 있다"며 "AMPC 수취와 고객사 공유 고려했을 때 2028년 셀 메이커들의 2조~3조원 지배주주순이익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