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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내내 이어진 반도체 투매가 진정되면서 코스피가 장 초반 15% 급반등했다. 전날 미국 빅테크 실적이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덜어낸 데 이어 글로벌 레버리지 펀드의 강제 매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가 맞물린 영향이다. 국내에서도 신용·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상당 부분 진행된 가운데 숏커버까지 유입되며 반도체 대형주가 일제히 20% 넘게 급등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장중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 거래일보다 15% 안팎 상승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8%가량 올랐다. 외국인은 장 초반에만 5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주도했다.
지수선물이 급등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장 직후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번 주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했던 양 시장에서 반대 방향의 프로그램 매매 중단 조치가 나온 것이다.
반등은 반도체 대형주가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21% 안팎, SK하이닉스는 26% 이상 급등했다. 삼성전기와 SK스퀘어도 상한가에 근접한 29%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반등한 것이 국내 투자심리를 되돌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9%, S&P500지수는 1.66%, 나스닥지수는 2.78% 상승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8.2% 급등했고 마이크론(18%), 샌디스크(26%), AMD(13%)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반등의 계기는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이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애저(Azure) 성장률과 견조한 현금 창출 능력을 확인하면서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AI 투자 확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됐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도 AWS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하고 자본적지출(CAPEX) 확대 계획을 유지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9% 넘게 급등했다.
거시경제 지표도 시장 불안을 키우지 않았다.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예상에 부합했고, 2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을 밑돌았지만 소비와 기업투자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글로벌 헤지펀드의 디레버리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반등폭을 키웠다. 최근 AI·반도체주 급락 과정에서 레버리지 펀드들의 강제 매도가 낙폭을 키웠지만, 주요 포지션 정리가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추가 매도 압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장 영향력도 이전보다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정방향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지난 30일 약 5조7000억원으로 5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인은 이번 주 관련 상품을 약 1조2000억원 순매수했지만 신규 설정보다는 기존 투자자의 매물을 새로운 투자자가 받아낸 손바뀜 성격이 강했다. 기초자산 급락으로 ETF 순자산 자체가 감소한 만큼 리밸런싱 매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급락 과정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매도 대기 물량은 여전히 변수다. 전날 코스피가 장중 5% 넘게 올랐다가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한 것처럼 반등을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엔화 움직임도 변수다.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남아 있지만, 엔화 강세에도 미국 기술주가 동반 상승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의 추가 투매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주 급락 과정에서 나타난 글로벌 레버리지 펀드의 디레버리징이 후반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MS·메타·아마존의 자본적지출(CAPEX) 확대 기조와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을 통해 반도체 실적 가시성이 개선됐고 글로벌 디레버리징 종료 가능성과 역대급 낙폭 과대를 고려하면 상방 재료가 우위인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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