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호실적 건설업계, 하반기는 데이터센터에 달렸다
입력 2026.07.31 14:46|수정 2026.07.31 15:59

삼성물산·E&A, 그룹내 반도체 투자發 수혜
GS건설 제외 건설사들, 영업이익 성장
하반기 데이터센터·원전 가시화가 관건

  • 건설사들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좋아졌다. 반도체 공장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와 주택 공사 원가율 하락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건설사들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관건으로는 데이터센터 사업이 얼마나 구체화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익을 낸 방식은 회사별로 갈렸다. 삼성물산과 삼성E&A는 그룹 반도체 공장 공사 물량이 매출과 이익으로 함께 들어왔고 나머지 건설사는 주택 공사에서 남는 돈이 늘어난 덕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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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E&A는 2분기 매출 2조6093억원, 영업이익 273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8%, 51.0% 늘었고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2188억원)를 24.8% 웃돌았다. 반도체 공장 등을 짓는 첨단산업 부문 매출이 늘어난 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매출 3조9880억원, 영업이익 2020억원으로 각각 17.5%, 71.2% 늘었다. 하이테크 공사가 본격화되고 해외 플랜트 공사도 속도를 낸 결과다.

    두 회사가 매출까지 늘릴 수 있었던 건 반도체 공장 공사 기간이 보통 2년이 안 될 만큼 짧기 때문이다. 일감을 따내면 곧바로 매출로 잡힌다. 삼성E&A는 하반기 삼성전자 평택 P5·P6 공장을 동시에 짓고 삼성전기 세종 공장 증설도 예정돼 있어 올해 그룹 일감 목표를 3조원에서 7조원으로 올려잡았다. 6월 말 기준 아직 시공하지 않은 일감은 2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2.5배다.

    다른 건설사들은 원가율 개선이 실적으로 이어졌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9014억원, 영업이익 12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4.6%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3.7%로 약 5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겼다. 다른 회사에서 발주받아 짓는 주택 사업에서 남는 돈의 비율이 7.9%에서 16.4%로 두 배 넘게 뛴 영향이다.

    DL이앤씨는 매출 1조8029억원, 영업이익 15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9.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3% 늘며 예상치(1281억원)를 24.5% 웃돌았다. 준공 정산이익 300억원, 공사비 증액 88억원 등이 반영됐는데 이런 일회성 요인을 빼도 주택 부문 수익성은 양호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도 마찬가지다. 2분기 매출 6조8423억원, 영업이익 2618억원으로 매출은 11.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6% 늘었다. 시장 예상치(2137억원)를 23% 웃돌았다. 원가가 많이 들던 현장들이 하나둘 준공되며 빠져나간 게 컸다. 실제 현대건설의 건축·주택 공사 원가율은 2024년 95.8%에서 올해 1분기 93.1%까지 낮아졌다. 다만 순이익은 1164억원으로 예상치를 32% 밑돌았다.

    GS건설은 매출 2조7799억원, 영업이익 914억원으로 각각 13.0%, 43.6% 줄었다. 주택 공사 수익성은 나아졌지만 다른 데서 발목이 잡혔다. 건축·주택 부문에서 남는 돈의 비율은 전분기 12.4%에서 17.6%로 올랐는데, 플랜트 부문에서 앞으로 예상되는 손실 약 500억원을 미리 반영했고 받지 못할 공사비 등으로 1000억원가량을 함께 털어냈다.

    삼성 계열을 뺀 나머지 건설사는 매출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에는 데이터센터와 원전 프로젝트가 얼마나 구체화되느냐가 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가를 전망이다.

    GS건설은 동해에 짓는 AI 데이터센터(2.4GW)를 4분기에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그룹 전담회사 'GS AI인프라'를 새로 만들었고, 자회사 자이C&A가 맡고 있는 파주·세종 등 기존 사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DL이앤씨는 하반기에 충청·수도권 지역 대형 데이터센터 수주를 노리고 있고 국내 플랜트 2건(1조원)과 북미 플랜트 1조4000억원 규모 수주도 추진한다. 현대건설은 인천 도화 데이터센터(0.7조원), 포항 AI 데이터센터(0.4조원)와 함께 미국 팰리세이드 소형모듈원전(SMR·약 4조원)의 4분기 계약 체결을 겨냥하고 있다.

    다만 이 사업들이 실제 착공과 계약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았다. 데이터센터는 완공 후 임차인을 확보해야 하고 원전은 아직 본계약이 남았다. 최근 늘어난 재개발·재건축 수주도 인허가와 이주·철거를 거쳐야 삽을 뜬다. 

    국내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건설사들은 반도체 CAPEX 투자 수혜와 데이터센터, 원전 건설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얼마나 가시화가 되냐에 따라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